'재활용'보다 '새활용'..쓰레기도 문화가 된다

구유나 기자 2017. 7. 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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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문화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얼마 전 서울역 앞 '슈즈트리'가 논란 속에 철거됐지만 전 세계적인 '업사이클'(upcycle·새활용) 트렌드는 여전하다.

김창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는 "2000년대 중반 무렵 외국 업사이클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되고 2015년 6월 광명시에 국내 최초 업사이클 아트센터가 생겼다"며 "기존에는 업사이클이 정크 아트에 포함돼 예술 쪽으로만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생활용품으로 확장되면서 더욱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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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전시부터 실생활용품까지..'업사이클'의 무한 가능성
국립민속박물관이 10월 31일까지 '쓰레기X사용설명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인간이 남긴 쓰레기와 활용 모습, 쓰레기 문제에 대한 우리 이웃들의 대안 등이 소개된다.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쓰레기가 문화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얼마 전 서울역 앞 ‘슈즈트리’가 논란 속에 철거됐지만 전 세계적인 ‘업사이클’(upcycle·새활용) 트렌드는 여전하다. 공공 조형물부터 생활용품까지, 그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업사이클’이란 독일 디자이너인 라이너 필즈(Reiner Pilz)가 처음 사용한 단어로 ‘재활용을 통해 기존 제품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를 뜻한다. 1950년대 등장한 ‘정크 아트’(junk art)가 좀 더 사회·예술 비판적인 기능을 했다면 ‘업사이클 아트’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시 ‘쓰레기X사용설명서’(~10월 31일)도 재활용의 생활사에 초점을 맞췄다. 1부에서 인간이 만든 ’쓰레기장’을 지나면 1950년대로 회귀한다. 입고 쓸 것이 많지 않았던 그 때 그 시절 밀가루 포대로 만든 바지, 포탄피로 만든 필통과 석유등, 비닐근으로 만든 손가방 등은 예스러운 미를 간직하고 있다. 재활용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오늘날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에코백과 청바지로 만든 가방 등을 볼 수 있다. 자기가 갖고 있는 에코백, 장난감, 책 등을 교환할 수 있는 작은 중고 교환터도 마련됐다.

김창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는 “2000년대 중반 무렵 외국 업사이클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되고 2015년 6월 광명시에 국내 최초 업사이클 아트센터가 생겼다”며 “기존에는 업사이클이 정크 아트에 포함돼 예술 쪽으로만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생활용품으로 확장되면서 더욱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토이스토리' 전에 전시된 고근호 작가의 '영웅의 질주'. 폐철이나 알루미늄을 레이저로 잘라 어린 시절 만화 속, 영화 속 슈퍼스타들을 표현했다. /사진=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국내 최초 업사이클 문화 거점인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는 버려진 장난감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토이스토리’ 전이 8월 31일까지 진행 중이다. 김태기 작가는 낡은 바비인형의 얼굴을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 얼굴을 그림으로써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업사이클 인형’을 만든다. 이한나 작가는 버려진 휴지심을 활용해 퍼즐 장난감을 제작했다. 총 13명의 작가가 참여해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이외에도 업사이클은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드는 '에코백'의 원래 이름은 '캔버스백'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미술용 캔버스가 습작이 그려진 채 버려진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최근에는 버려진 천막을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프라이탁'(Freitag), 잘못 인쇄된 포장지나 알루미늄 캔을 활용해 핸드백과 액세서리를 만드는 '에코이스트' 등의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어엿한 산업 분야로 커졌다.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업사이클 브랜드는 100여개, 산업 규모는 약 200억원이다.

박중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학예사(현 서울여대 강사)는 “국내 업사이클 트렌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재활용률은 높지만 외국과 달리 실생활에서 중고품을 사용하는 데 거부감이 남아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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