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트레일러 속 환기구에 돌아가며 숨쉬어"..美텍사스 인신매매 참사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2017. 7. 2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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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주에서 발생한 트레일러 밀입국 참사의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어났다.

경찰과 이민세관국이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연방검찰은 24일(현지시간) 트레일러 운전자 제임스 매슈 브래들리 주니어(60)를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혐의로 기소했다.

미 이민세관국(ICE) 조사요원이 병원에 있는 생존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트레일러에 있던 사람들은 멕시코와 과테말라 출신으로 미국으로 밀입국을 하기 위해 인신매매 조직에 수백달러의 돈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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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 운전자 인신매매 혐의 기소, 최고 사형까지 가능..생존자 증언도 잇따라
앰뷸런스로 후송되는 트레일러 속 부상자들. (사진=미 현지언론 KENS5 영상 캡처)
미국 텍사스 주에서 발생한 트레일러 밀입국 참사의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어났다. 밀입국을 시도하던 피해자들의 증언이 속속 공개되면서, 인신매매 조직이 가담한 해당 사건의 전모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경찰과 이민세관국이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연방검찰은 24일(현지시간) 트레일러 운전자 제임스 매슈 브래들리 주니어(60)를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혐의로 기소했다.

브래들리 주니어는 이날 텍사스 소재 한 지방법원에 출석했으며, 연방 검찰은 그를 인신매매 등 여러 관련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이 재판부에 제시한 공소장에 따르면, 인신매매 혐의는 종신형 또는 최고 사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사건은 23일 새벽 샌안토니오 경찰국에 월마트 주차장에 수상한 차량이 있다는 전화가 걸려오면서 시작됐다. 신고 전화를 한 사람은 월마트 직원으로, 주차장에 있던 트레일러에서 한 명이 뛰쳐나와 종업원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했고, 종업원은 물을 가져다 준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이날 0시 30분쯤 출동했을 때는 사람들이 트레일러 밖으로 나와 있었고, 트레일러 내부에는 이미 8명이 숨진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또 나머지 30명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소방당국은 부상자 가운데 17명이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판정했다.

실제로 병원에서 치료받던 2명이 숨지면서 사망자는 10명으로 늘어났다.

구조작업을 벌인 샌안토니오 소방당국은 트레일러 안에 있던 사람들이 열사병과 심각한 탈수 증세를 보였으며, 일부는 심박이 분당 130회나 올라갔고 손을 대기 힘들 정도로 몸이 매우 뜨거웠다고 밝혔다.

샌안토니오는 전날 기온이 38.8도까지 올라갔고, 밤에도 32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트레일러의 에어컨은 고장난 상태였고 안에는 물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이민세관국(ICE) 조사요원이 병원에 있는 생존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트레일러에 있던 사람들은 멕시코와 과테말라 출신으로 미국으로 밀입국을 하기 위해 인신매매 조직에 수백달러의 돈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뗏목을 타고 국경을 넘어와 트레일러로 옮겨졌으며, 트레일러 안에는 무려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생존자들은 진술했다. 또 밀입국 업자들이 트레일러 안에 냉방장치가 있어 괜찮다고 말했지만 냉방장치가 고장 나,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하나둘씩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트레일러 속에서 소리를 치고 트레일러 벽면을 두드리기도 했지만, 차량은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산소가 부족해지자 사람들이 트레일러 벽면에 난 환기구멍을 통해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겨우 숨을 쉬었다며 아비규환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 출두한 운전자 브래들리 주니어는 자신은 트레일러를 새 주인에게 배달하기 위해 트럭을 몰았을 뿐이며, 트레일러 속에 사람들이 있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나중에 샌안토니오 월마트 주차장에 도착해 화장실을 가려고 차를 멈추고 보니 트레일러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봤고, 그 안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브래들리 주니어는 자신이 트레일러를 배달하는 곳의 정확한 주소와 언제까지 배달해야 하는지 날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현지 경찰과 이민당국은 운전자를 기소하는 한편으로 해당 사건에 연루된 인신매매 조직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258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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