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의 아이콘..박준섭의 희망찬가

김현지 기자 2017. 7. 2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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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상민 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올해는 움직이기만 해도 다쳐요. 휴가는 꿈도 못 꾸죠, 이를 기회 삼아 열심히 연습해서 하반기에는 꼭 첫 승 해야죠"

쇼트트랙 유망주에서 골프 상비군으로

박준섭은 과거 촉망 받던 쇼트트랙 선수였다. 박준섭은 초등학교 6년 간 서울시 대표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하며 수 많은 메달을 땄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왼쪽 무릎부상으로 돌연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접었다.

이후 우연한 계기에 아버지와 평소 친분이 있던 김인경(29, 한화) 프로의 전지훈련에 놀러 가게 됐고, 그 곳에서 골프를 처음 접했다. "4명이 한 팀이 되어 라운드를 도는 것이 마냥 재미있었다"는 박준섭은 이후 무섭게 성장했다. 박준섭은 중고연맹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냈고 2010년과 2011년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하며 성장했다.

촉망 받던 쇼트트랙 선수를 그만 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박준섭은 "쇼트트랙을 계속 했으면 금메달리스트가 되어 군대는 안 갔을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곧 "내 주종목은 단거리 쇼트트랙이었다. 1년을 준비해도 5초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대회를 마친 뒤 오는 허탈감이 정말 컸다"고 했다. 이어 "쇼트트랙 선수 시절에는 정말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그때의 정신력이 지금 골프 선수로 활약함에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으니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4년 만의 첫 승 기회, 운명의 장난

2013년 KPGA에 데뷔한 박준섭은 지난해 KPGA 선수권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의 단꿈에 젖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의 자리를 수성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로 생애 첫 승을 눈 앞에 뒀다.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15언더파를 기록한 박준섭은 당시 2위 김건하에 3타 앞선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숨어있던 복병이 나타났다. 3라운드 합계 11언더파로 박준섭에 4타 차 뒤져있던 김준성이 최종 라운드에서 비바람을 뚫고 버디쇼를 펼쳐 7언더파를 기록했다. 결국 김준성은 박준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운명의 장난이었다. 박준섭은 KPGA투어에서 가장 친한 프로로 김준성(26, 캘러웨이)를 꼽는다. 박준섭은 "김준성 프로와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프로 테스트까지 많은 시합을 함께 했다"고 하며 "투어를 뛰며 서로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는 선수다. 작년과 올해는 태안에서 오피스텔을 빌려 함께 합숙하며 연습하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KPGA 선수권 대회를 회상하던 박준섭은 "12번 홀 까지는 1등을 확신했다. 심지어 4타 차 1위일 줄 알았는데, 김준성 프로가 10번 홀까지 6홀 연속 버디를 하고 1타 차 단독 선두에 올라 있어 놀랐다. 경기 끝나고 하이라이트를 봤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플레이를 하더라"라며 쓰라린 속을 부여잡았다. 생애 첫 승의 기회를 가장 친하게 지내는 김준성 프로에게 양보해야 했던 박준섭은 "끝나고 '형은 진짜 운이 좋았다'고 한마디 해줬죠"라며 웃었다.

박준섭이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상민 기자

한 달 여 휴식기도 반납

지난해 13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4차례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한 해를 보낸 박준섭은 이번 시즌 초반 주춤했다. 7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도 3번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우승을 넘봤던 KPGA 선수권 대회를 2주 앞두고 오른쪽 발가락에 전치 8주의 골절상까지 입었다. 하지만 KPGA 선수권 대회를 포기할 수 없었던 박준섭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KPGA 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공동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치러진 군산CC 전북오픈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에 박준섭은 "올해는 정말 몸이 안 좋다. 움직이기만 해도 다친다. 무릎, 발, 어깨... 사실 지금도 연습하다가 무릎 옆에 큰 멍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몸이 안 좋다 보니 하나 둘, 내려놓게 됐다. 매사에 조심스럽다"고 하며 "경기를 함에 있어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은 플레이마저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찾아오는 부상의 굴레에 박준섭은 한 달여의 휴식기 마저 반납했다. 박준섭은 "휴식기 동안 특별한 휴가 계획이 없다. 무엇보다 섣불리 나가면 다칠 것 같다"고 하며 "이번 휴식기에는 하반기 시즌을 위해 연습장에 뼈를 묻을 계획"이라고 했다.

남은 시즌 목표 '더 CJ컵 @나인브릿지'

시즌 초반 부진과 부상에도 불구하고 박준섭은 이번 시즌 드라이브 거리와 페어웨이 안착률, 그린적중률, 평균 퍼트와 평균 타수 등 5개 부문에서 종합 순위를 평가해 포인트를 산정하는 KPGA 골든스타포인트에서 최진호(33, 현대제철)와 강경남(34, 남해건설)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랐다.

알차게 시즌 초반을 보낸 박준섭의 남은 목표는 국내에서 최초로 치러지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나인브릿지 출전이다. 박준섭은 "목표는 무조건 CJ컵 출전이다. 첫 승도 정말 간절하지만 첫 승 보다 더 간절하다"고 하며 "사실 대상포인트 3위까지 CJ컵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데, 대상포인트 3위 이내에 들기 위해서는 역시 우승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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