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입주폭탄엔 장사없죠"..동탄2,1년새 전셋값 10%↓

김종윤 기자 2017. 7. 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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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입주 계룡리슈빌 3천만원 이상 하락
분양권 웃돈도 조정..입지별 양극화 커져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전경.© News1

(화성=뉴스1) 김종윤 기자 = #동탄2신도시에 2015년 입주한 '계룡리슈빌'. 지난해 2분기 전용면적 84㎡ 전세는 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달 3억원까지 전셋값은 하락했다. 급기야 이달에는 3억원이 깨지고 2억원대 후반 매물이 등장했다.

동탄2신도시에서 입주단지가 쏟아지면서 전반적인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입주를 앞두고 잔금을 치러야 하는 분양권 보유자들은 전세금을 낮춰 매물을 내놓은 등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어서다.

동탄역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물 폭탄 앞에서 버틸 수 있는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며 "전세의 경우 원하는 단지의 전용면적뿐 아니라 동호수까지 맞춰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물량 2018년까지 쭈욱

건설사들은 최근 2∼3년간 분양시장 호황을 타고 신규물량을 대폭 늘려왔다. 동탄2신도시도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분양이 단기간에 입주로 이어지고 있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도별 동탄2신도시 입주물량은 Δ2015년 1만6535가구 Δ2016년 7811가구 Δ2017년 1만3156가구(예정) Δ2018년 2만1982가구(예정)로 집계됐다. 분양이 쏟아진 2014년 물량이 입주로 본격화된 2016년 이후 공급과잉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분양권 보유자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집값 상승을 기다리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매매 대신 세입자를 찾기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저렴하게 전세매물을 내놓으면서 전체적인 시세를 낮추고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내 전용면적 59㎡는 2억원 안팎으로 전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세가율도 60% 전후다. 이는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74.6%)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셋값이 서울 절반 수준에 불과해 거래 속도는 빠르다"며 "세입자도 단지나 동호수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저렴한 매물이 나오면 바로 계약을 희망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2015년 동탄2신도시 첫 입주 당시 부족한 인프라 탓으로 전셋값이 형편없던 모습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입주폭탄에 재계약도 문제없다"

일반적으로 입주과잉 지역에선 세입자들은 2년 후 높아진 재계약 금액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는 또다시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동탄2신도시에선 재계약 시점에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기존 재계약 물량과 신규 입주 단지가 더해지면서 세입자 우위시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소에선 동탄2신도시 전세물량이 넘치면서 마치 임대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약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수년간 이사걱정 없는 '거주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이유였다.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재계약 시점에 금액을 올리겠다는 요구는 분명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전세 물량이 시장에 계속 풀리면서 집주인도 금액을 쉽게 높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입자 우위시장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를 찾는 젊은층이 동탄2신도시로 몰려들고 있었다. 광역버스와 SRT 동탄역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되자 출퇴근이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 전세난에 지친 30대 부부 문의가 가장 많다"며 "새 아파트를 찾아 서울에서 이주를 결심한 중장년층도 계약에 가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분양권, 웃돈 조정기 돌입 '무피'도 등장

분양권 웃돈도 조정기에 돌입했다. 입지가 떨어진다는 남동탄에선 웃돈이 없는 이른바 '무피' 분양권도 시장에 나오고 있다. 목돈이 분양권에 묶긴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일부에선 입지에 따른 웃돈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입지 선호도가 높은 동탄호수공원 인근과 SRT동탄역 역세권 단지의 가격 변화는 크지 않아서다.

남동탄 소재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수자가 세금을 부담하는 구조로 사실상 웃돈이 없는 분양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호수공원을 조망하는 분양권은 1억원 이상으로 거래됐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동탄2신도시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입주가 이어지는 데다가 추가 분양 단지까지 나오는 등 시장상황이 유지될 요소가 충분해서다.

권대중 명지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집값은 몇 달 새 1억원이 오르는 반면 신도시는 공급이 많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8월 가계대출 종합대책이 발표되면 동탄2·김포한강 등 신도시에선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신도시 초기는 입주가 많아 가격 조정이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인접한 대기업 수요가 유입되면 동탄2는 다시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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