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원년①] 이동통신, AI 스피커 넘어 '지능형 네트워크' 그리다

김정우 2017. 7.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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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수년 전까지만 해도 미래의 기술로만 인식되던 ‘인공지능(AI)’ 기술이 어느새 일상생활 곳곳에 비집고 들어왔다. 국내에서도 통신·전자업계를 비롯한 소비재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스마트폰과 가정용 제품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음성인식 비서를 비롯해 기존 IT 서비스를 보다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지만 각 기업들은 보다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생활 전반의 변화를 이끌게 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성하고 생태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소비자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인 업계는 이동통신이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내놓은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에 이어 KT도 올해 1월 ‘기가지니’를 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생태계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 ‘누구’로 포문 연 SKT…AI 네트워크부터 로봇까지
SK텔레콤은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1호’인 누구의 서비스 고도화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누구는 음성 명령을 통한 날씨 확인, 음악 재생, 배달 주문, IoT(사물인터넷) 기기 제어 등 기능을 지원한다. 지난해 ‘T맵’ 길안내, ‘위키백과’ 검색 등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올해 11번가 쇼핑부터 삼성증권 종목 추천·조회 금융 서비스까지 더해졌다. 누구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5월 10만대를 돌파했다.
누구의 생태계는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를 넘어 B2B(기업 간 거래) 사업까지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건설업계와 협업을 통해 IoT 제품을 적용한 아파트에 누구를 공급해 스마트홈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CU 편의점 매장 관리자가 누구를 통해 운영 관련 정보를 음성으로 조회하고 위급 상황 신고 등을 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서울모터쇼에서는 기아자동차 스마트홈 연동 기술 시연에 누구가 사용됐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사업은 올해 3월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으로 신설된 ‘AI사업단’이 주도한다. AI사업단은 기술 확보부터 서비스 기획·개발, 사업 확대 등 인공지능 관련 모든 영역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술 연구 조직도 AI사업단 산하 ‘AI기술1·2본부’로 확대 재편했다. 당시 SK텔레콤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인공지능 사업을 추진하며 자율주행차, 사이버 에이전트(AI비서) 등으로 사업 영역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관련 비전은 지난 2월 국제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17’에서 제시됐다. 음성·영상 인식 기술로 동작을 통한 명령까지 가능한 ‘탁상형 인공지능 로봇’, 지능형 영상인식 솔루션을 적용한 ‘얼굴 인지 개인화 시스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유아용 토이봇’ 등이 제시됐으며 IBM ‘왓슨’ 기반 SK C&C 인공지능 플랫폼 ‘에이브릴’을 연동해 일상적 영어 대화를 가능케 한 시연도 이뤄졌다. 외부 개발사 로봇과의 연동부터 계열사 기술 역량 결집 방향까지 제시한 것이다.
SK텔레콤은 ‘AI 네트워크’로의 진화 방향도 설정했다. 인공지능 학습론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네트워크 성능을 개선하는 개념으로 전국 기지국에서 생성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안테나 방향, 커버리지 등을 최적화 하고 트래픽 급증 등을 사전 예측해 대응하는 등의 기술이 포함된다.
AI 네트워크는 지난해 12월 상용망에 처음 적용됐으며 앞으로 품질 지수 등 빅데이터가 추가됨에 따라 고도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이 스팸·악성코드 패턴을 분석해 검출·차단하는 ‘지능형 스팸필터링’ 기술도 올해 안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인공지능이 고객과 서비스 특성을 학습해 맞춤형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등 AI 네트워크 차세대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 KT, ‘기가지니’ 중심으로 맞불…LGU+ 동맹 가능성도?
KT도 스피커형 제품인 기가지니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각종 서비스 확대를 위한 생태계 조성은 인공지능 전담 조직 ‘기가지니사업단’이 맡고 ‘AI테크센터’가 기술 연구개발 등을 밑단에서 지원하는 형태다.
지난 5월 조직개편을 통해 출범한 KT 기가지니사업단은 기가지니 마케팅과 함께 신규 서비스 개발, 사업 제휴 등을 통해 AI 생태계 조성을 맡는다. 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 산하로 개소한 AI테크센터는 인공지능 전략 수립, 연구개발, 인력 육성 등을 전담하고 제휴사들과의 ‘인공지능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 1월 출시 후 KT의 인공지능 서비스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기가지니는 기존 스피커형 기기에 IPTV(올레tv) 셋톱박스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인터넷전화, IoT 기기 등과 연동해 미디어, 홈비서, IoT 허브, 음성·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달 10만 가입자를 돌파했으며 앞으로 인공지능 금융 서비스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KT 역시 기가지니 솔루션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달 부산 영도구 ‘롯데캐슬’ 아파트에 기가지니를 공급해 스마트홈 환경을 조성하며 올해 서울모터쇼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차 제어 시연에 기가지니가 사용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 KT는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협력사들과 ‘기가지니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KT는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개방적 협업 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기가지니 플랫폼 소스를 개방해 생태계를 적극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KT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 기반 챗봇 ‘톡 검색’을 선보이기도 했다. 언어 처리 기술에 빅데이터 분석 기법 등을 더해 고객의  요금명세서 조회, 사용량 조회, 명의변경 등 안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향후에는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지능형 네트워크를 통해 통신 품질 확보와 스팸 방지 등을 고도화 한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KT와 LG유플러스의 협력 체계가 강화되면서 업계에서 향후 양사의 협력 인공지능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올해 KT의 음악서비스 계열사 지니뮤직에 LG유플러스가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된 데 이어 양사 공동으로 스팸 차단, 전화번호·주소 정보 안내 서비스 등을 연달아 선보인 데 따른 것이다.
아직 인공지능 관련 제품을 내놓지 않은 LG유플러스는 현재 내부 ‘AI서비스사업단’을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 기획 등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KT의 기가지니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출시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5G 시범사업을 주도하는 KT는 5G 시대에 지능형 네트워크를 비롯해 인공지능 서비스의 급속한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앞으로 자체적인 서비스 개발에 더해 다양한 외부 업체와의 생태계 조성을 통해 여러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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