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이번주 고비..국가부도·內戰 경고도

김신회 기자 2017. 7. 2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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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냐 전쟁이냐. 폭력이냐 제헌의회냐."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TV 주례 프로그램을 통해 "제헌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건 베네수엘라 공화국과 평화를 위한 권리를 해치는 것"이라며 "우리가 결정하는 것은 평화냐 전쟁이냐, 폭력이냐 제헌의회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유시장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마두로가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 나라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 베네수엘라의 국가부도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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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마두로 "30일 제헌의회 선거 강행"..야권 "28일까지 선거 취소" 최후통첩도
2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대법원으로 행진하던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평화냐 전쟁이냐. 폭력이냐 제헌의회냐.”

베네수엘라 정국이 이번 주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야권의 거센 반발과 국제사회의 압력 속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오는 30일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TV 주례 프로그램을 통해 “제헌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건 베네수엘라 공화국과 평화를 위한 권리를 해치는 것”이라며 “우리가 결정하는 것은 평화냐 전쟁이냐, 폭력이냐 제헌의회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제국주의적인 우파는 베네수엘라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민중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야권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대해 “그들은 나를 쓰러뜨리지 못했고 쓰러뜨리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미 4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유혈사태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일각에선 마두로 정권과 야권의 갈등이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선거는 의회해산, 개헌, 법 개정 등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는 제헌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다. 야권은 마두로가 개헌으로 독재 권력을 제도화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지난 20일 총파업을 벌인 데 이어 오는 26~27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다시 48시간 총파업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우파 야권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이날 국민들에게 24일 오전 10시에 자신이 속한 투표소 앞에서 제헌의회 선거 반대 시위를 벌이자며 동참을 호소했다.

시몬 칼사디야 MUD 부의장은 성명에서 정부가 28일까지 제헌의회 선거를 취소하지 않으면 29~30일에 취할 행동을 발표할 것이라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마두로 대통령이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면 “강력하고 신속한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과 남미 주요국도 반대를 분명히 했다.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아래 남미 좌파 맹주를 자처했다. 차베스는 집권 이후 사회복지에 ‘오일머니’를 쏟아 부으며 쿠바, 에콰도르, 볼리비아와 ‘볼리바르동맹’(ALBA)을 꾸려 ‘반미’ 노선 선봉에 섰다.

2012년 4선에 성공한 차베스가 이듬해 암 투병 끝에 사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마두로가 정권을 이어받자 정정불안 속에 경제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차베스의 포퓰리즘에 따른 헤픈 씀씀이로 이미 재정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2014년 중순 이후 국제유가가 반 토막 나면서 경제난이 가중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베네수엘라를 압박했다. 그는 지난해 3월 마두로 정권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그 사이 베네수엘라는 외환보유액으로 생필품 수입 대금조차 치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경제난이 한계 상황에 이른 가운데 마두로 정권의 억압 통치가 강화되자 시민들은 지난 4월부터 대규모 반정부에 시위에 나섰다. 마두로는 독재권력을 오히려 더 강화하기 위한 제헌의회 카드로 맞섰다.

원유시장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마두로가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 나라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 베네수엘라의 국가부도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안 그래도 금융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가 1년 안에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할 가능성이 60%가 넘는다고 본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산하 현대전 연구소의 막스 브룩스 비상임 연구원은 이날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베네수엘라가 시리아처럼 내전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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