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낙후된 뒷골목을 예술과 혁신의 장으로"

주선영 더나은미래 기자 입력 2017. 7. 2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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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온라인 기업 재포스 CEO 자문전략 '매기 수'
이경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재포스에 변하지 않는 것은 딱 하나다. 계속해서 변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온라인 기업 재포스(Zappos)의 CEO 자문전략인 매기 수〈사진〉의 말이다. 토니 셰이 재포스 CEO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하는 '다운타운 프로젝트'에 그가 합류한 건 2013년. 뉴욕 맥킨지 컨설턴트로 일했던 그는 토니 셰이의 책 '딜리버링 해피니스' 북 토크에 갔다가 다운타운 프로젝트를 듣고 완전히 매혹돼 합류했다고 한다. 2015년부턴 재포스에도 합류했다. 그에게 재포스와 다운타운 프로젝트가 벌이는 실험에 대해 물었다.

◇자율성 부여하고, 행복을 배달하고… 재포스의 '조직' 실험들

―책 '딜리버링 해피니스'에 '직원이 행복한 조직'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는데, 정말로 그런가.

"타투를 하거나 머리를 탈색하거나 책상을 마음대로 꾸며도 아무 문제 없다. 재포스가 설정한 '10가지 핵심 가치'는 조직과 관계에서 반영된다. 다양성을 포용하고, 재미있는 걸 추구하고, 서로에게 솔직하고, 변화를 시도하고…. 재포스에는 '조직의 핵심 원칙'은 있지만, 자잘한 규제는 없다. 가령, 출장 시 하루 숙박을 얼마 이하로 해야 하는지 정해진 규칙은 없다. 사람들은 '1000달러짜리에서 자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놀라는데, 서로가 그렇지 않으리라는 걸 안다. 이런 것들은 매뉴얼이나 규제로 되는 게 아니다. 큰 기준에서 각자가 판단하는 거다."

재포스의 '독특한' 면접 문화는 워낙 유명하다. 사람을 뽑은 뒤 5주 트레이닝을 하고, 조직과 맞지 않아 떠나겠다는 이들에겐 한 달치 월급에 맞먹는 3000달러 상당을 준다. 이렇게 돈만 보고 일할 사람들을 걸러낸다.

2015년, 재포스의 토니 셰이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조직 운영 방식을 '홀라크라시(Holacracy)'로 바꾸겠다고 공표한 것. 전통적인 상사나 매니저가 의사결정하는 게 아닌, 모든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판단하고 해결하는 '자율 경영 시스템'으로 바꿔가겠다는 것이었다.

―재포스가 홀라크라시를 채택한 지 2년이 지났다. 어땠나.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규칙을 익히는 데 6개월은 걸렸다. 지금은 꽤 익숙해졌고, 이 제도를 좋아하는 이도 늘었다. 가장 큰 변화는 뭔가를 할 때 누군가의 결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직급이 낮아 의견을 낼 수 없던 이들도 의견을 낸다. 다들 권한이 커졌다고 느낀다."

라스베이거스에 문을 연 디웰(D-We ll) 라스베이거스 전경 사진. 사회혁신가들을 위한 공동주거 공간이다.

/루트임팩트 제공

">―2015년엔 임직원이 20%가량 재포스를 떠났다. 홀라크라시 실험이 실패했다고 보는 이들도 있는데.

"떠난 이들 중엔 기존에 있던 권한을 포기해야 하는 매니저급이 많았다. 물론 퇴직금과 근속 연수에 비례해 한 달 유급휴가를 주는 등 보상도 컸다. 12년 근무한 이는 1년간 유급휴가를 받기도 했다. 제도가 맞지 않는다면 떠나는 게 맞고, 떠나기 좋은 시기였다."

◇도시에서 벌이는 거대한 실험… '다운타운 프로젝트'

재포스 CEO 토니 셰이는 재포스 본사가 있는 '라스베이거스 혁신'에도 뛰어들었다. 일명 '다운타운 프로젝트'. 자비를 투자해 낙후된 도심지를 사들이고, 작은 가게 창업을 지원한다. 레스토랑을 만들고, 스튜디오를 세웠다. '아무도 찾지 않던 낙후된 뒷골목'에서 5년째 음식과 예술, 음악을 아우르는 축제가 열린다. 7억달러 이상의 자산가인 그 역시 '다운타운 프로젝트' 지역, 캠핑카 하나에 애완용 야마 두 마리와 함께 산다. 얼마 전, 이 지역에서 사회혁신가들을 위한 공동 주거 공간 '디웰'을 열었다. 한국의 루트임팩트·HG이니셔티브가 공동 참여한 커뮤니타스(Communitas) 이니셔티브의 일환이다. "한국의 성수동에서 체인지메이커 생태계를 키워낸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혁신가들을 위한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겠다"고 본 것.

―다운타운 프로젝트에서 어떤 걸 했나.

"2012년 시작해 지금까지 400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부동산과 작은 비즈니스, 테크 스타트업, 교육이나 문화에도 투자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후미진 곳이었는데 이제는 콘서트가 열리고 가족이 찾는다. 생기가 넘친다. 지역 커뮤니티를 얼마나 좋게 만들 것이냐, 사람들을 모을 것이냐가 투자 기준이었다. 투자 자본 수익률(ROI)이 아닌 투자 자본 대비 커뮤니티 기반 수익(ROC·Return on Collisions)인 셈이다."

―루트임팩트와 하는 디웰 프로젝트도 소개해 달라.

"사회혁신가를 위한 공동 주거 공간을 내기로 한 게 4년 전이다. 원래 있던 건물을 개조해서 '디웰'을 오픈했다. 록펠러 자선자문단도 협력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협업을 이어가려 한다. 함께 실험할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된다."

※인터뷰 기사 전문은 '더나은미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http://futurechosun.com/archives/25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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