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수조사 내용 공개 않는 울산교육청
[EBS 집중취재]
사태가 확산되면서 울산시교육청은 지난달 7일 해당 학교를 방문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인권침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데요. 취재 결과 전수조사 결과를 공유해달라는 경찰의 요청에도 수사 의뢰할만한 일이 아니라며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어서 송성환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달 7일 울산시교육청이 울산 A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입니다.
첫 번째 문항에서부터 학교가 명문고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보기 역시 그렇다는 2개, 그렇지 않다는 1개뿐이어서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학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강요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음 문항에선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 교칙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반드시 지켜야할 내용이라고 못 박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권침해 사례를 적는 란에는 연락처까지 적도록 했습니다.
이 같은 설문조사에도 30명 가까운 교사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가 조사됐지만 교육청은 학교에 구두로 징계를 요구하는 데 그쳤습니다.
교육청은 학교 측의 징계 결과를 보고 후속 감사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고 밝혔지만 정작 징계위원회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회의록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학교폭력과 교사 성추행으로 각각 논란이 된 서울 숭의초나 전북 부안여고의 경우 사립학교인데도 지역교육청이 강도 높은 특별감사를 벌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그사이 울산 A고 사태와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만 41건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울산 A고 재학생 학부모
“그걸 학교에 맡기면 안 되죠. 학교에서 스스로 알아서 했을 것 같으면 벌써 됐겠죠. 벌써 됐을 텐데 그걸 학교에 맡기면 안 되고 그리고 학교 정상화는 학교는 학교대로 굴러가야죠. 학교가 학교에 일이 생겼다고 애들 수업이 제대로 안 된다? 학교가 정상적으로 안 굴러가진다? 그거는 말이 안 되죠.
현재 울산 우신고의 인권침해 문제는 울산남부경찰서에 접수됐지만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황.
경찰이 두 차례에 걸쳐 전수조사 결과를 요청했지만 교육청이 '수사를 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며 자료 제공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울산 남부경찰서 관계자
"저희는 교육기관에서 이뤄진 일이고 학교에서 학교의 문제, 학교 전체의 문제기 때문에, 상당히 사안이 중대하고 민감하다고 생각을 해서, 다른 SNS라든지 이렇게 올라온 것들 근데 이제 이게 사실관계가 확인이 안 되니까 저희도 답답한 거예요."
인터뷰: 울산교육청 관계자
"처음부터 생활지도상의 과도한 훈육 그렇게 봤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뭐 수사의뢰를 할 거다, 할 게 아니라고 생각을 한 거죠."
교육청은 학교 스스로 자정노력을 통해 사제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SNS와 설문조사, 국민신문고를 통해 수십 건의 인권침해 정황이 나왔는데도 학교의 자정 능력을 거론하는 건 결국 학교를 감싸주고 사건을 무마하려는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병욱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피해 학생들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지목된 가해 교사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국민신문고에서 거론된 40여 건에 대해서도 교육청에서 철저하게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교육청과 학교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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