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차이나]돈줄 마른 하이난항공그룹..中은행, 잇달아 대출중단

박영환 2017. 7. 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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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공세적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며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복합기업 하이난항공그룹(HNA)이 내우외환에 직면했다. 미국의 모건스탠리,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한 주요 은행들이 대출, 컨설팅을 제공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중국 주요 은행들도 올들어 신규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위험관리 수준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하이난항공

24일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HNA의 주거래은행 3곳이 올들어 신규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시점은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던 올해 초 ▲지난 5월 ▲7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또 다른 대출 은행도 지난 수개월간 HNA에 대한 총 대출 규모(credit line)를 줄이는 등 노출(exposure)을 줄여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채권은행 4곳이 신규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 총량을 줄이기로 결정한 데는 HNA의 부채 수준을 향한 우려가 한 몫을 했다. 이 복합 그룹의 부채는 무려 730억 달러(약 82조 19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러한 부채 규모는 이 회사가 상장된다면 중국의 비금융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HNA와 거래를 해온 주요은행 8곳은 ▲중국개발은행 ▲중국수출입은행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민생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교통은행이다. 중국 민생은행을 제외하곤 모두 국영은행들이다. 이들 은행들은 모두 대출 중단의 배경을 묻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신규대출을 중단하기로 한 은행 중 한곳은 이 복합그룹의 담보 제공 능력에 상당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이달 중순 공표된 공시자료를 인용해 이 그룹과 소속 자회사들이 도이체방크와 힐튼을 비롯해 15개 상장기업의 주식 240억 달러 어치(약 26조7360억원)를 담보로 제공해왔다고 밝혔다. 인수·합병의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제공한 담보가 이미 너무 많다는 뜻이다.

하이난섬에서 창업한 이 그룹은 항공 사업으로 출발해 호텔업, 관광업, 물류, 부동산, 그리고 금융 부문 등으로 활발하게 외연을 넓혀왔다. 이 그룹은 올해 초 헤지펀드인 스카이브리지 캐피털 지분 일부를 창업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에게 매입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5월 독일 도이체방크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이 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또 앞서 지난해 100년 역사의 미국 힐튼 호텔 지분 25%를 65억 달러(7조 3710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세적으로 기업을 인수해왔다.

이 그룹은 도이체방크 지분을 인수할 때도 인수자금 28억 달러(약 3조 1598억원) 대부분을 스위스의 UBS그룹에서 차입한 바 있다. HNA는 당시 보유 지분 등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하는 내용의 옵션상품인 칼라를 UBS그룹에서 동시에 매입했다.

시장 불안이 확산되자 이 그룹이 발행한 채권 이자율도 급등하고 있다. 회사채 이자율은 지난 4월만 해도 연 5.4%수준이었으나, 지난주 21일 현재 12.6%로 치솟았다. HNA는 올해중 최소 19억9000만 달러 어치( 약 2조 2168억원)의 채권과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며, 내년 중 24억5000만 달러(약2조 7293억원)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미국의 모건스탠리,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한 주요 은행들도 HNA그룹(HNA)을 상대로 당분간 인수·합병 컨설팅, 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일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투자은행인 BoA가 HNA와 거래하는 일부 임직원들을 상대로 신규 거래를 보류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의 내부 메모(internal memo)를 돌렸다고 밝혔다. 미국의 시티그룹과 모건스탠리에 이어 이 그룹을 상대로 인수합병 관련 컨설팅(advising)이나 대출·채권 인수 서비스 등을 당분간 제공하지 않기로 사실상 결정한 것이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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