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3백여 채 침수 피해..기습 폭우에 도시 마비된 인천

김기태 기자 2017. 7. 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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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 지역에 어제(23일) 내린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특히 인천은 도시가 마비되다시피 했습니다. 인천은 지금까지 2천3백여 채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요, 시민사회부 김기태 기자와 피해 상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짧은 시간에 피해가 컸어요?

<기자>

어제 오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말 그대로 '물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비는 어제 아침 일찍부터 내리기 시작해서 점심시간쯤 대부분 그쳤는데요, 반나절 동안 내린 비였지만 짧은 시간 동안 시간당 최대 100mm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를 키웠습니다.

특히 경기 남부 지역과 인천의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지금부터 현장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경기도 시흥의 한 상가 밀집 지역입니다.

밀려드는 빗물을 치워도 치워도 또 다시 밀려드는 데요, 경기도 시흥에는 어제 시간당 최대 96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누런 흙탕물이 도로에 가득 차 있어, 차들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런 흙탕물이 초록색 야외주차장 위를 순식간에 뒤덮습니다. 이곳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가구 전문점인데요, 침대 등 각종 가구가 물에 젖어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직원들이 가게 안을 정리하느라 정신없는 모습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버스 안입니다. 인천시 남동구를 달리던 버스 안으로 빗물이 들어찬 모습인데요, 차가 달릴수록 더 많은 물이 들어오면서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각 마찬가지로 인천시 남동구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빗물이 가득 들어찬 상태로 흐르면서 마치 도로가 아니라 강을 보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입니다. 영상 위쪽을 보시면 흰색 트럭도 물에 갇혀서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인천 부평구청 앞의 도로입니다. 이 넓은 도로에 물이 들어차면서 차가 꽉 막혀 있는 상황인데요, 신호등이 녹색으로 변했지만, 차들이 앞으로 나가려 해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SBS 취재진이 헬기를 타고 피해지역을 둘러본 모습입니다.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이 펄에 뒤덮여 있습니다.

이번엔 인천 부평시장인데요, 물 폭탄을 맞은 시장에 빗물에 뒤엉켰던 쓰레기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산처럼 쌓인 쓰레기를 보면서 상인들이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인천에는 오늘도 비가 내렸다고 하니, 얼마나 막막하실까 생각이 드네요. 특히 인명피해도 발생이 했는데요, 이번 비로 90대 어르신이 목숨을 잃기도 했지요?

<기자>

어제 오전 10시쯤이었는데요, 인천 남동구의 한 주택 반지하 방에 물이 들어차면서 방 안에 있던 95살 이 모 씨가 익사했습니다.

이웃이 창문 유리를 깨고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거동이 불편한 이 씨를 구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특히 이 씨는 아내가 도움을 요청하러 간 사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지금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화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각 인천시 부평구의 서울 지하철 7호선 공사 현장에선 지하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물에 갇혔습니다.

지하 23M의 공사 현장으로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피할 틈이 없었던 건데 다행히 2시간 만에 7명 모두 구조됐습니다.

낙뢰 피해도 잇따랐는데요, 선로가 물에 잠기고 전기 공급도 중단되면서 경인선 인천-부평역 간 양방향 전동차 운행이 30분 가까이 중단됐습니다.

수천 명이 몰린 경기 광명의 가구 전문 매장을 비롯해 시흥과 화성 아파트 단지에서도 낙뢰로 의한 정전 사고가 속출했습니다.

경기도 포천시의 한 캠핑장에선 다리가 침수돼 야영객 125명이 한때 오도 가도 못했고, 연천군 군남댐 하류 지역에선 야영객 22명이 폭우 속에서 대피했습니다.

어제 하루 동안 수도권 지역엔 최고 200mm의 비가 내리면서 3천 건에 이르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인천에서만 2,345채가 침수 됐는데, 집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김기태 기자KK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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