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리장성' 넘다 지쳐 회군하는 미국 IT기업들
링크드인 중국 진출 이끈 CEO는 실적 부진으로 사임
전문가 "美 IT기업들은 더이상 중국 시장에 기대 안 해"
쉔의 사임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 열망이 사그라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링크드인은 쉔의 주도 하에 의욕적으로 중국 사업을 개시했다. 검열을 거부했다가 중국 내 서비스를 차단 당한 페이스북, 구글과 달리 링크드인은 사업을 위해 당국의 검열도 허용하겠다고 발표해 수많은 미국인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폰 시장과 날로 증가하는 부유층에 이끌려 거의 모든 미국 IT기업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지금까지 존재감을 남긴 기업은 애플, IBM, 인텔 등 극소수였다." - NYT 그러나 검열이라는 '굴욕'을 받아들였음에도 링크드인의 실적은 신통찮았다.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모델을 적용하는 링크드인의 전략이 중국에선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비즈니스 관계에 e메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미국의 문화는 모바일 메시지 앱으로 주로 소통하는 중국 문화와 맞지 않았다. 셴은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모바일 앱 '치투'를 새로 개발했지만 이는 중국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기존 모바일 메시지 앱과의 경쟁에서 밀려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링크드인의 사례는 중국 진출을 조심스레 타진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에게 또 한 차례 경종을 울릴 전망이다. 정부 검열의 장벽을 넘고 현지화를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더라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낮다는 사실이 링크드인을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NYT는 "최대 규모 스마트폰 시장과 날로 증가하는 부유층에 이끌려 거의 모든 미국 IT기업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지금까지 존재감을 남긴 기업은 애플, IBM, 인텔 등 극소수였다"며 실리콘밸리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했다. 컨설팅업체 APCO의 제임스 맥그리거 중국부문 회장은 "미국의 IT 대기업들은 더 이상 중국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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