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자 이극로, 독일어로 된 '독립운동 출판물' 첫 발굴

2017. 7. 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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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이극로(1893~1978)가 독일 유학 시절인 1920년대에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규탄하고, 이에 맞선 한국 민족의 독립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리려고 썼던 성명서와 출판물의 원본이 발견됐다.

<한겨레> 는 최근 이극로가 독일 베를린에서 유학하던 시절인 1923년 '재독한인대회'에서 작성·배포한 선언문인 '한국에 대한 일본의 폭압통치', 1924년 출간한 <한국의 독립운동과 일본의 침략정책> (이하 <침략정책> ), 1927년 출간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한 한국의 독립투쟁> (이하 <독립투쟁> )의 원본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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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 시절 펴낸 선언문과 책자
식민지배·독립운동 현실 유럽에 소개
원본 입수한 수집가가 '한겨레'에 제보

[한겨레]

수집가 지보람씨가 보유하고 있는 이극로 관련 자료 원본들. 왼쪽에서부터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한 한국의 독립투쟁>(1927년), <한국의 독립운동과 일본의 침략정책>(1924년), 1923년 재독한인대회에서 배포된 ‘한국에 대한 일본의 폭압통치’ 선언문.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이극로(1893~1978)가 독일 유학 시절인 1920년대에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규탄하고, 이에 맞선 한국 민족의 독립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리려고 썼던 성명서와 출판물의 원본이 발견됐다.

<한겨레>는 최근 이극로가 독일 베를린에서 유학하던 시절인 1923년 ‘재독한인대회’에서 작성·배포한 선언문인 ‘한국에 대한 일본의 폭압통치’, 1924년 출간한 <한국의 독립운동과 일본의 침략정책>(이하 <침략정책>), 1927년 출간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한 한국의 독립투쟁>(이하 <독립투쟁>)의 원본을 확인했다. 이 자료들의 존재와 내용은 이미 알려진 바 있으나, 원본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료들은 수집가인 지보람(32)씨가 독일의 고서점에서 3~4년에 걸쳐 차례로 입수한 것으로, <한겨레>는 지난 11일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함께 지씨를 만나 원본임을 확인했다.

이극로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로 활약했지만, 해방 뒤 월북 행적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그는 1922~27년 독일 베를린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자료들은 당시 그가 유럽에서 식민 지배에 놓인 한국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어떤 활동을 펼쳤는지 잘 보여준다.

1923년 9월 일본에서 간토(관동)대지진을 빌미로 한국인 대량 학살이 벌어졌고, 이에 분노한 재독 한인들은 ‘재독한인대회’를 열어 일제의 만행을 규탄했다. 이 행사를 주도한 이극로는 선언문을 독일어와 영어, 한문으로 작성해 배포했다. 이번에 공개된 원본은 독일어로 작성된 것이며, 뒷장에 ‘코루 리’(Kolu Li)라는 이극로의 서명이 또렷이 적혀 있다. 선언문은 일제의 한반도 식민화 과정과 대량 학살의 참상 등을 밝히면서 “우리의 힘든 투쟁을 돕고 지지할 모든 사람들에게 고한다”고 호소한다.

<침략정책>과 <독립투쟁>은 이극로가 각각 1924년 2월과 1927년 5월 자비를 들여 독일어로 출간해 유럽의 각 도서관에 배포했던 30여쪽 정도의 얇은 책자다.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 민족을 지배하고 있는 범죄를 고발하고, 이에 맞선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 의열단 투쟁 등 한국 민족의 독립운동을 소개하려는 것이 공통된 목적과 내용이다. 이 자료들은 이극로가 유럽 사회에서 ‘펜’을 통한 독립운동에 고군분투했으며, 한반도 현실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예컨대 1927년 5월 출간한 책자에 일왕 암살을 계획했던 박열이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소식, 나석주가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진 소식 등 1926년에 벌어진 ‘최신’ 사건들이 담겨 있을 정도다.

박용규 연구교수는 “이극로가 독일에서 남긴 자료들은 일제 강점 아래 한국의 현실을 유럽의 지성계에 최초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원본이 남아 있어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이극로의 독일어판 관련 정정보도문】

본지는 지난 7월25일치 ‘한글학자 이극로의 독일어판 일제 규탄문 첫 발굴’ 기사에서 이극로의 독일어로 된 독립운동 출판물 3점의 원본을 입수한 수집가의 제보와 관련하여 원본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이극로의 자료 중 1927년 출간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한 한국의 독립투쟁>은 조준희 국학인물연구소장이 처음 발굴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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