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일본 여성 국회의원의 임신은 직무유기?

우상규 2017. 7. 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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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여성 국회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첫 아이 임신 소식을 알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즈키 다카코(鈴木貴子·31) 중의원(무소속)은 지난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첫 아이 임신 소식을 공개했다가 "(임기 중 임신은) 직무 유기가 아닌가", "그러니까 여성 의원은 " 등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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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국회의원의 임신은 공인의 의무 위반?’

일본의 한 여성 국회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첫 아이 임신 소식을 알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즈키 다카코(鈴木貴子·31) 중의원(무소속)은 지난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첫 아이 임신 소식을 공개했다가 “(임기 중 임신은) 직무 유기가 아닌가”, “그러니까 여성 의원은 ……”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스즈키 의원은 이틀 뒤인 지난 14일 “임신이 그런 것들(의원의 책임 등)을 유기하고 있다는 생각에는 승복할 수 없다”는 반박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임신 사실은 공개했지만 활동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는 아니었다.

의원은 유권자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시키는 공적인 존재다. 출산 휴가와 육아 휴가가 권리로 인정되는 임금노동자와 같은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 인권인 임신과 출산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에는 공공서비스 종사자에게 과도한 헌신을 요구하는 풍조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우라 마리(三浦まり) 조치대 교수(정치학)는 “임신을 공개한 스즈키 의원이 ‘직무 유기’라는 비판을 받는데, 밤 모임을 여기저기 다니는 남성 의원의 ‘육아 유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여성 의원에 대한 비판은 유권자 자신의 목을 조른다”며 “다양성이 없는 의회에서 일하는 방식의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성 의원의 임신에 대한 ‘직무 유기’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도쿄 신주쿠구의 스즈키 히로미(鈴木宏美·33) 구의원은 두 차례 출산으로 4년 전과 지난해 4개월씩 출산 휴가를 썼다. 첫 출산 휴가 때는 포스터에 모욕적인 낙서가 있었고 ‘배신’, ‘사직해야 한다’ 등의 메시지도 받았다. 두 번째 출산 휴가 때는 지역의 여름 축제 때 얼굴을 내밀었다가 동료 남성 의원으로부터 “휴가 중이면서도 선거 활동은 하는 것이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의원에게 노동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사법 등에 근거한 출산 휴가와 육아 휴가 제도도 없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경우 2000년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53) 참의원(자민당)이 출산을 위해 3일 동안 국회를 결석한 것이 계기가 돼 출산 휴가가 인정됐다. 중의원과 참의원의 사무국에 의하면 그동안 모두 12명이 최장 3개월의 출산 휴가를 얻었다.

광역지자체 의회의 경우 출산 휴가 규정이 정비돼 있다. 그러나 기초지자체 의회의 경우 올해 1월 기준 1741개 의회 중 416개 의회에 관련 규정이 없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사진=스즈키 다카코 일본 중의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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