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같은 짐칸에서.. 질식사한 '아메리칸 드림'

손고운 기자 2017. 7. 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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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경 인근에 있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좇다가 트레일러에 방치된 불법 이민자 9명이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경찰은 불법이민 인신매매 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국토안보부 이민세관국(ICE)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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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뜨거웠을까… : 23일 멕시코 국경 인근에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경찰들이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는 9명이 사망한 트레일러를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美 밀입국 도중 9명 사망

불법이민자 30여명 탑승 차량

폭염 속 에어컨도 고장 ‘참사’

“트레일러內 최고 78도” 추정

멕시코 국경 인근… 17명 중태

경찰, 인신매매조직 개입 수사

멕시코 국경 인근에 있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좇다가 트레일러에 방치된 불법 이민자 9명이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경찰은 불법이민 인신매매 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국토안보부 이민세관국(ICE)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희생자들은 냉방장치 고장으로 마치 오븐을 방불케 하는 트레일러 안에서 고온을 견디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샌안토니오의 월마트 주차장에 세워진 트레일러에서 불법이민자로 추정되는 시신 8구와 부상자 30명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상자 중 1명은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숨졌으며, 17명은 중태에 빠졌다. 미 이민국의 리처드 더빈 연방검사는 “이 사람들은 짐칸 속 인간의 생존엔 무관심했던 무자비한 인신매매 업자들에게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참사가 발생한 트레일러의 구조를 볼 때 차량 내 온도가 최고 78도까지 치솟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대학의 한 전문가는 “차량이 움직이는 오븐과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 오후 5시 샌안토니오 지역의 기온은 38.3도에 이를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렸으며 밤 10시가 넘어서도 온도는 32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경찰이 차량 안을 수색했을 때 냉방장치는 고장 나 있었고, 심지어 마실 물의 흔적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찰스 후드 샌안토니오 소방국장은 “트레일러에 있던 사람들을 만져보니 피부가 매우 뜨거운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응급처치 도중 측정한 생존자들의 심박 수도 분당 130회 이상이었다.

경찰은 호흡곤란, 뇌손상 등으로 숨진 희생자들이 주로 멕시코나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지 출신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참사는 트레일러에서 한 명이 뛰쳐나와 월마트 종업원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하면서 발견됐다. 종업원은 낌새가 수상해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부상자들을 인근 7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했다. 트레일러 운전자는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당국은 트레일러에 갇혀 있던 불법 이민자들이 멕시코 국경을 걸어서 넘어온 뒤 어디론가 수송되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생존자들의 증언 가운데는 한때 100명 이상의 사람이 차량에 실려 있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경찰은 생존자 중 일부가 인근 숲으로 도망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찰은 월마트 CCTV를 통해 주차된 트레일러에 한 차량이 접근, 탑승자 일부를 데려간 사실도 확인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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