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 대회 탈락자 봤더니..'권력 이동' '규율 강화' 물씬

진상현 기자 2017. 7. 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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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당 제1서기 등 이례적 탈락..부패 연루 업무 책임자도 배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기사 캡처.

중국의 최고 권력층을 재편하게 될 올해 공산당 대회에 몇몇 고위직 정치인들이 불참하게 돼 관심을 끌고 있다고 사우스차아니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공산당청년단(공청단)의 핵심 간부들을 포함한 이들의 배제가 시진핑 국가 주석 취임 후 강화된 당 규율과 권력 이동 흐름을 바로 보여 준다는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가을 개최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당 대회)에는 각 지방과 국영 기업, 군 등 선거단위들로부터 선출된 약 2300명의 대표가 참석한다. 대표자 선출은 지난달 말 끝났고, 결과도 대부분 발표됐다. 중국에서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참석은 정치 엘리트로서 지위를 유지하기 필수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과거 수십 년 간 중국 공산당의 고위직 선거는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드물었다. 의외의 도전자들이 표를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후보자 선출 과정부터 투표 지시까지 엄격한 관리 시스템을 당이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몇몇 중앙위원회 현직 위원들이 대회에 초대를 받지 못해 오랫동안 중국 정치를 지켜봐 온 분석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들 중 5명은 공청단 간부 출신으로 모두 1971년 이전 출생자다. 한때 떠오르는 정치 스타로 여겨졌던 인사들이다.

이들 중 공청단 제1 서기인 친이즈가 중앙위원회 정식 위원이고 나머지 4명은 후보 위원이다. 이들은 중앙위원회 위원직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새 위원 후보 선출에 참여할 수 있는 투표권도 얻지 못하게 된다.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샴보는 이들을 탈락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우 특이한 일로, 이들은 다음 중앙위원회에서 배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일단 중앙위원회에 들어가면 99%는 은퇴할 때까지 자리를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앙위원회 위원은 주로 당 대회에 참석한 대표자 중에 선임된다. 예외적인 사례는 군 출신 또는 핵심 부서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낮은 직급의 간부들이 발탁되는 경우 정도다.

이번에 배제된 인사들이 공정한 투표를 통해 탈락했을 수도 있지만 공청단과 관련된 여러 정황은 이들이 공청단에 대한 시 주석 공세의 희생양임을 시사한다고 샴보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시 주석은 최근 수년간 공청단을 추적해 이들의 후원 조직에 타격을 가해왔다"면서 "이번 일도 그 연장선이 있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전 국가 주석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공청단은 후 주석의 측근이었던 링지화 전 부주석의 낙마 후 철저한 조사를 받아왔다. 한때 미래 정치 엘리트들을 배출하는 요람이었던 공청단은 지난해 당 감독기구로부터 자기 잇속을 챙긴다는 이유로 맹공격을 받았고 핵심 간부 몇 명은 그들 스스로를 '정치 귀족'으로 여긴다는 비난을 받았다.

상하이 정법대학 정치학 교수인 천다오인은 이번 당 대회 대표자 명단에는 시 주석의 유례없는 반부패 캠페인의 흔적도 묻어 있다고 지적했다. 캠페인 과정에서 당 대회 대표자 선출 과정도 보다 강화됐다. 당은 정치적인 충성도가 대표자들을 뽑는 최우선 기준이라고 밝혀왔다.

천 교수는 "시 주석이 '핵심'으로 규정된 이후 처음 열리는 당 대회"라며 "대표자 중 한 명도 될 수 없다면, 기본적으로 시 주석의 관심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 중앙기율검사위원회로부터 정치적인 충성도에 중점을 둔 규율 강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것이 이번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자 명단에서 빠진 이들 중에 눈에 띄는 또 다른 인사는 중국의 대만 업무를 총괄하는 장즈쥔이다. 대만 관련 업무에서는 고위 간부 두 명이 부패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케리 브라운 중국 킹스칼리지 연구소 이사는 "많은 분석가가 이번 선거가 그동안 당의 구태를 깬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당을 좀 더 성과중심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당을 더 강하게 만들고, 좀 더 효율적이고 더 정치적으로 숙련되도록 하는 일종의 '당내 문화 혁명'을 봐 왔다"면서 "현재 중국에서는 모든 것의 위에 정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진상현 기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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