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①]'군주' 김서경, 4년 만에 종영 인터뷰 자처한 이유

정다훈 기자 2017. 7. 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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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 (극본 박혜진 정해리, 연출 노도철 박원국, 이하 ‘군주’)에서 조선 최고의 암살자 곤으로 분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낸 배우 김서경이 종영 인터뷰에 나섰다. 김서경이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한 건 2013년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 이후 4년만이다.

“한동안 마음에서 떠나보내고 싶지 않을 만큼 애착이 간다”고 종영 소감을 전한 김서경은 “겨울부터 봄, 여름까지 6개월간의 촬영 기간 동안 내내 ‘곤’으로 살아와서 더욱 특별한 작품이다”고 말했다.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 배우 김서경 /사진=지수진 기자
처음부터 ‘곤’이란 캐릭터가 김서경에게 찾아온 건 아니다. 배우가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선택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은 배우에게 있다는 그의 지론에 맞게 그렇게 어느 날 운명처럼 ‘곤’이란 친구가 그에게 찾아왔다.

“이 캐릭터가 초반에 보여 질 수 있는 게 눈빛의 날렵함 밖에 없었어요. 그 때 감독님이 ‘왜 날 뽑았을까’ 생각을 했죠. 뭔가 날카로운 면을 저에게 보셨나봐요. 오디션 당시에는 머리를 많이 길고 있었는데, ‘군주’ 촬영에 들어가면서 머리도 아예 깎았어요. 가발을 써야해서요.”

MBC 수목드라마 ‘군주’ 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를 그린 드라마로, 극 초반 편수회의 살수이자 화군(윤소희 분)의 호위무사로 등장한 ‘곤’ 김서경은 최근 그녀가 사망한 후 자신이 직접 세자(유승호 분)를 지키기 위해 나서며 목숨을 건 활약을 펼쳤다.

그는 우재(김병철 분)를 찾아가 짐꽃환 해독제의 비방을 구하기도 하고, 태항아리를 공수한 가은을 무사히 근정전으로 인도하며 사이다 전개에 톡톡히 힘을 실었다. 또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은 물론 화군을 향한 지고지순한 순애보와 순도 깊은 충성심으로 ‘군주’를 더욱 빛냈다. 지난 13일 종영한 ‘군주’는 15%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왕좌를 지키며 막을 내렸다.

‘곤’이란 인물은 대사는 거의 없는 대신 눈빛과 표정 속에 모든 드라마를 표현해야 한다. 김서경은 대사 없이도 대사를 하는 것처럼 가야하는 ‘곤’을 위해 3가지 이상씩 준비를 해갔다고 한다.

“늘 짧은 신이든, 대사가 있는 신이든 그게 버릇처럼 굳어졌어요. 한가지로만 연기를 준비해가지 않았어요.”

하지만 점점 ‘곤’의 대사 분량은 없어져갔다. 있던 대사도 리허설 후에 ‘없애고 가자’는 의견이 자주 나왔다고 한다. 김서경에 따르면, “감독님이 ‘곤’은 말 없이 가는 게 멋있다. 눈빛 하나만 주고 가자”고 했던 것. 그럴수록 김서경은 더욱 해야 할 게 많아졌다.

“특히 ‘군주’ 촬영에선, 대본을 읽으면서 콘티를 그리는데 열을 올렸어요. 저 뿐 아니라 배우들이 콘티를 잘 짜요. 슛이 들어갔을 때 표현하는 건 감독보다 배우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선배님이 이야기해주신 건데, 배우는 작품이 하나 끝나면 바로 다른 연기를 하잖아요. 한 작품이 끝나고 또 다른 사람이 되는 사이클이 익숙하잖아요. 감독님이 1년 혹은 2년 동안 작품을 준비하면서 만든 캐릭터는 단단할 수 있겠지만, 그 감독님이 다른 작품을 준비하기까지 시간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배우에 비해선 속도가 늦춰질 수 있어. 인간에 대한 콘티를 짜는 게 배우의 일이거든요. 저희 ‘군주’ 배우들은 그 능력이 다들 뛰어나시구요.”

눈에 보이는 게 ‘화군’(윤소희 분)이밖에 없는 ‘곤’은 자신의 감정을 잘 끌어내서 보여주고자 했다. “그 때부터 스스로를 믿어야죠. 감독님이 좋아해주셨어요. 저도 감독님이 생각 못한 부분을 끄집어냈고, 제가 못한 부분은 감독님이 채워주셨어요. 그렇게 그 친구 곤이가 나왔어요.”

배우 김서경/사진=비에스컴퍼니
/사진=mbc
드라마 ‘군주’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곤’을 향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물론 정작 김서경은 “시청률이나 ‘군주’에 대한 비판이 그리 중요하진 않았다”고 한다.

“제가 글을 읽어봐도 ‘곤’이는 사람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에요. ‘군주’란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이요? 남들이 저희 드라마를 어떻게 보고, 저란 배우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지만 실제론 1도 관심 없어요. 그보다 제가 시청자들에게 보여지고 다가가는 것에 관심을 쏟는 편입니다. 판단을 하는 건 시청자들 몫이잖아요. 작품 자체에 대한 평 하나로 흔들리는 걸 원하지 않아요. 저희는 흘러가고 있는 인물 속에 있는 사람이거든요. 우리가 모여 좋은 작품을 만들고 좋은 인연을 가져 갈 수 있다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종영 인터뷰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김서경이 드라마 1부부터 20부까지, 즉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호흡을 계속 가져가 더욱 의미 깊은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중간에 카메오로 들어갔다 나오는 촬영은 몇 번 있었는데, 회차가 빠짐없이 나오는 역할은 처음이었어요. 지금까지 했던 것을 통틀어서 보여줘야겠다 생각을 했을 때, 우연치 않게 사극을 하게 됐어요. 1부터 20부까지 긴 호흡을 한 작품은 처음입니다. 배우 개인의 태도 뿐 아니라, 현장 스태프의 태도 역시 달라요. 잠깐 나오는 역할을 할 땐, 이미 짜여진 탄탄한 조직 안에 땜빵(카메오 특별출연)으로 연기하고 오는 느낌을 받거든요. 그런데 이번 ‘군주’는 처음부터 스태프들과 같이 준비를 하면서 시작 했잖아요. 함께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촬영은 1월부터 시작했지만 그 전부터 승마 및 액션을 연습한다고 사전에 모여 많이 친해졌어요. 이렇게 알고 시작하니까 너무 편한 것 있죠. 그래서 오히려 인물을 표현하기 좋았어요. 감독님이 어떻게든 편집을 잘 해주시겠지만, 배우가 준비하는 과정과 현장의 분위기가 이렇게 다르다는 걸 처음 느껴봤어요.”

‘군주’는 김서경에게 고마운 사람들을 남겼다. ‘군주’로 연결된 인연은 잠시 소원해졌던 배우 친구들과의 연결고리도 만들어줬다. 그리고 처음으로 제대로 된 종영 인터뷰 기분도 느껴봤다고 한다. 4년만의 종영 인터뷰를 앞두고 그는 “드라마 호흡을 처음부터 같이 가졌던 배우들도 인터뷰를 안 하는 분들도 많은데, 드라마 끝나고 가서 ‘이 신 따먹고 나왔습니다’ 란 식으로 인터뷰 하는 것도 웃기잖아요. 사람들 시선을 생각하는 건 아닌데 시청자들에 대한 애티튜드라고 생각해서 그동안 종영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는 솔직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SE★인터뷰②]에서 계속...김서경, “군주가 남긴 첫 번째 인물은 화군 윤소희...곤은 여섯 번째 정도?”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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