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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스피스, 디오픈 우승으로 다시 'NO.1' 근접

디오픈 최종 라운드, 13번홀 위기 후 신들린 퍼트로 우승 확정
8월 PGA 챔피언십에서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7-07-24 07:23 송고
조던 스피스(미국)가 24일(한국시간) 막 내린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클라레 저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News1
조던 스피스(미국)가 24일(한국시간) 막 내린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클라레 저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News1

지난 2015년 마스터스와 US 오픈을 연달아 제패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던 조던 스피스(미국)가 다시 남자 골프 중심에 섰다. 디오픈 챔피언십 우승으로 클라레 저그를 거머쥐면서 '신 황제'의 자리를 넘보게 됐다.

스피스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 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디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025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2위 맷 쿠차(미국·9언더파 271타)를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최종 스코어는 3타차였지만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던 명승부였다.

스피스는 초반 흔들리면서 전반에만 3타를 잃고 쿠차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후반에도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스피스에게 먼저 위기가 왔다.

13번홀(파4)에서 스피스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멀리 빗나가면서 플레이할 수 없는 지역에 떨어졌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해 1벌타를 받은 스피스는 직후방으로 공을 드롭한 뒤 간신히 경기를 재개했다. 갤러리들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 20여분이 걸린 뒤에야 세 번째 샷을 할 수 있었다.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한 스피스는 처음으로 쿠차에게 단독선두를 내줬다. 내내 선두를 달리다 통한의 쿼드러플 보기로 역전 당했던 지난해 마스터스가 떠오를법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스피스는 빠르게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어진 14번홀(파3)에서 거의 홀인원에 가까운 완벽한 샷으로 버디를 낚으며 곧장 공동선두 자리를 회복했다. 이어진 15번홀(파5)에서는 2온 후 이글 퍼팅을 잡아내며 버디에 그친 쿠차를 따돌리고 단독선두로 나섰다.

신들린 스피스의 퍼트는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스피스는 16번홀(파4), 17번홀(파5)에서도 연거푸 버디를 낚으며 쿠차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13번홀에서의 큰 실수 이후 4홀에서 5타를 줄인 집중력. 이것은 바로 스피스를 디오픈 챔피언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조던 스피스(미국)가 24일(한국시간) 열린 디오픈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16번홀 버디를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FP=News1
조던 스피스(미국)가 24일(한국시간) 열린 디오픈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16번홀 버디를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FP=News1

스피스는 지난 2015년 마스터스와 US 오픈을 연달아 제패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그해 디오픈에서도 공동 4위, PGA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메이저 2승을 포함해 5승을 쓸어담으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불과 22세의 일이었다.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이렇다 할 미국인 스타 골퍼가 없었던 PGA투어는 스피스의 등장으로 활기를 띄었다. 스피스는 우즈의 뒤를 이을 '신 황제'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스피스는 지난해에도 2승을 차지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마스터스에서 4라운드 중반까지 내내 선두를 달리다 쿼드러플 보기를 범해 역전패 당한 것이 컸다. 이후 큰 대회에서 반등하지 못한 그는 제이슨 데이(호주)에게 랭킹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새로운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의 기세에 밀리는 양상이었지만, 6월 이후 스피스의 상승세가 매우 뜨겁다. 특히 디오픈 우승으로 다시금 '대세골퍼'임을 제대로 증명해 보였다.

오는 27일 만 24세가 되는 스피스는 1979년 만 22세2개월의 나이로 우승한 세베 바예스테로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디오픈을 제패한 선수가 됐다. 또 만 23세6개월에 메이저 3승을 달성한 잭 니클라우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 3승을 달성했다. 지난 2000년 24세 6개월의 나이에 3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보다도 빠른 페이스다.

만일 다음달 열리는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면 역대 7번째로 남자골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위업을 이루게 된다. 물론 우즈를 뛰어넘는 역대 최연소 그랜드슬래머가 될 수 있다.

혹여 스피스가 올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분간 그가 남자 골프의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임은 자명하다. 스피스는 필 미켈슨(미국·US 오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마스터스)와 함께 현재 활동하는 골퍼 중 그랜드슬램에 한 개 대회만을 남겨놓은 세 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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