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 젊은 부부들 경기 양평에 몰려드는 이유

양평/한상혁 기자 2017. 7.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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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젊은 인구 몰리는 양평 ①지난해 3200명 전입…전국 2위 올라

지난 21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에 있는 옥천초등학교. 30여명의 아이들이 가득 들어찬 2학년의 한 교실에서는 리코더 소리가 흘러나왔다. 2015년 신축한 실내체육관에 들어서자, 체육 수업이 한창이었다. 학교 운동장은 같은 해 마사토로 교체했고 교실과 운동시설도 서울시내 학교 못지않게 잘 관리되고 있었다. 신광섭 옥천초등학교 교장은 “신입생 수가 매년 늘어나니 양평군에서도 시설 지원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학부모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경기 양평군 옥천초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음악 수업을 받고 있다. /한상혁 기자

해마다 학생들이 빠져나가는 여느 시골 학교와 달리 이 학교는 매년 신입생이 늘고 있다. 올해 1학년은 학생 수가 많아 2개였던 반을 3개로 늘렸다. 2014년 290명이던 전교 학생수는 현재 340명이다.

이날 오후 양평의 한 중학교 인근 카페에는 낮 시간부터 자녀들이 하교하기를 기다리는 주부들로 20여개 테이블이 가득 차 있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다. 1㎞쯤 떨어진 하나로마트도 장을 보러 온 주부들로 붐볐다.

30~40대 젊은 층이 유입되면서 양평군 인구는 가파른 증가세다. 여기에 서울 송파구와 양평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이 진행되고, 복합 휴양단지 등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경기 양평군 개군면의 한 타운하우스 단지. 요즘 30~40대 청장년층이 많이 이주하고 있다. /한상혁 기자

■지난해 3290명 전입…서울 전세금에 내집 마련

양평군은 지난해 인구가 3290명 증가했다. 전국 82개 군(郡) 중에서 충남 홍성군에 이어 둘째로 많이 늘었다. 최근 5년간 인구 증가 규모에서 한 해도 빠짐없이 상위 5위 안에 들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주민등록상 거주 인구도 꾸준한 증가세다. 2006년 8만6000명이던 인구는 2012년 10만2000명, 올 5월에는 11만3000명까지 불어났다.

요즘엔 서울에 살던 30~40대 청장년 부부가 자녀와 함께 1~2층짜리 단독주택, 흔히 ‘타운 하우스’를 지어 이사하는 경우가 많다. 타운하우스는 과거 자금 여유가 있는 은퇴 세대가 주로 매입했지만 최근엔 젊은 부부들이 자녀와 함께 거주할 목적으로 짓는다. 보통 330~500㎡ 정도 되는 토지에 100㎡ 정도 되는 집을 짓을 경우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 3억원 정도 든다. 서울의 전세금도 안 되는 금액으로 마당과 다락방까지 있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30~40대가 양평으로 이사하는데 최대 걸림돌은 교육이었다. 지금도 서울과 같은 수준의 사교육은 어렵지만 공교육 여건은 상당히 좋아졌다. 특히 서울과 달리 국공립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입학하기가 손쉽다. 양평군 내 초·중학교는 대부분 스쿨 버스를 운행하고, 고등학교에는 기숙사도 딸려 있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 진학률이 높아 다른 지역 학생들이 입학하기 위해 시험을 치르는 명문 고등학교(양서고)까지 있다.

■송파~양평고속도로 공사중…송파까지 15분

양평에 인구가 몰리는 또 다른 요인은 교통 여건 개선이다. 2021년 개통 목표로 공사에 들어간 송파~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대표적. 이 도로가 뚫리면 양평에서 송파까지 현재 40여분 걸리는 이동 시간이 15분대로 단축된다. 국토교통부가 올 1월 발표한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2016~2020년)에 따르면 서울 송파~양평 고속도로는 길이 26.8㎞로 현재 공사 중인 제2외곽순환도로(2020년 완공 예정)와 연결된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에 들어선 타운하우스. 서울 전세금 수준인 3억대로 살 수 있다. /한상혁 기자

여기에 현재도 경의중앙선 양평역에서 서울역까지 약 1시간 만에 도착 가능하고, 올해 말 고속철도(KTX) 상봉~용문(용문역)이 운행을 개시하면 서울 용산역까지 30분이면 닿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평군의 양평숲공인중개사무소 박창열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지역 접근성이 나아지면서 강동구, 송파구 등지로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 부부들이 양평의 타운하우스를 많이 찾고 있다”며 “서울의 경쟁적인 교육 분위기를 벗어나 주관과 개성을 갖춘 아이로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은 양평의 교육 환경에 만족감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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