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 담배 '아이코스'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울까?

2017. 7.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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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국내에 첫 가열 담배 '아이코스'가 출시된 후 흡연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코스는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 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전용 담배를 충전식 전자장치에 꽂아 고열로 찌는 방식이다.

아이코스의 인기에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겠지'란 소비자 인식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해 담배회사들은 가열담배가 신체에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울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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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학회 홍보이사 이성규 한양대 교수

[동아일보]

7일 만난 금연정책 전문가 이성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아이코스’를 손에 들고 “가열담배가 독성이 적다는 연구 결과는 담배회사의 일방적인 주장인 데다 설사 ‘독성이 적다’고 하더라도 ‘인체에 영향이 적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5월 초 국내에 첫 가열 담배 ‘아이코스’가 출시된 후 흡연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코스는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 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전용 담배를 충전식 전자장치에 꽂아 고열로 찌는 방식이다. 깔끔한 디자인으로 ‘담배의 아이폰’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
아이코스 이미지. 동아일보DB
아이코스의 인기에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겠지’란 소비자 인식이 깔려 있다.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다국적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54가지 유해물질을 분석한 결과 아이코스 증기 속 유해물질은 일반 담배 연기의 평균 10%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정말 가열담배는 덜 해로울까? 이성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를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에서 만났다. 금연학회 홍보이사인 그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을 지내며 오랜 기간 흡연 폐해와 금연정책을 연구해왔다. 이 교수는 “독성이 적다고 신체에 덜 해로운 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화학물질이 적다고 인체에 영향이 적다는 건 오해입니다. 담배회사들도 ‘화학물질이 적다’고 강조하지 ‘인체에 영향이 적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보세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독성은 문제가 없다’고 판매를 허가했죠. 그런데 살균제가 증기로 된 후 인간의 폐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화학물질이 적더라도 인체에 들어가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릅니다.”

그는 “더 많은 누적 연구를 통해 가열담배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할 때까지는 정부가 적절히 규제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그 예로 해외에서 인기를 끈 무연담배 ‘스누스’를 언급했다.

“‘스누스’는 입안에 넣는 티백 형태의 무연담배입니다. 일반 담배보다 폐암 발생률을 떨어뜨린다는 수많은 연구결과가 나왔고 학계에서도 이를 ‘팩트’로 인정했을 정도죠. 그런데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규제완화를 해주지 않았어요. 폐암은 줄여도 구강암 발생을 높인다고 봤기 때문이죠. 형태나 사용 방법에 따라서 특정 질병 위험성은 줄어도 다른 질병 위험성은 커집니다.”

이에 대해 담배회사들은 가열담배가 신체에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울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필립모리스는 미국과 일본에서 성인 흡연자 16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임상연구를 벌인 결과 아이코스로 갈아탄 흡연자의 유해물질 노출량이 금연한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담배 제품은 그 형태가 어떻든 결국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식약처 역시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다음 달부터 아이코스 유해성 평가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는 “‘덜 해롭다’는 점을 내세운 새로운 형태의 담배 제품은 계속 개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세계 대형 담배회사의 매출은 구글, 맥도널드 등 유명 기업을 합친 매출보다 높습니다. 이 회사들은 1960년대부터 더 안전한 담배를 만들려고 거액의 연구비를 투입해 왔어요. 사람들의 건강을 생각해서일까요? 아닙니다. 매년 700만 명이 흡연으로 죽습니다. 이들은 이제 ‘담배를 판다’고 하지 않고 ‘니코틴을 파는 회사’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흡연 피해자가 금연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1970년대까지는 비행기 내에서 흡연이 가능했어요. 이에 미국에서는 승무원들이 ‘내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데 폐암에 걸렸다’며 담배회사에 소송을 걸었죠. 필립모리스 등 담배회사는 승무원들에게 거액을 보상해줬습니다. ‘우리는 경고했는데도 소비자가 선택했다’는 건 철저히 담배회사의 논리예요. 흡연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피해를 알리고 금연운동을 해야 국내 흡연율이 낮아질 겁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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