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톡톡] '빨리 빨리 다이어트' 건강도 잃고 몸매도 잃어요

정진수 2017. 7. 23. 21: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몸 망치는 단식·고지방식 '주의'

휴가를 앞두고 노출 의상이나 수영복을 입기 위해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급격한 체중감량을 위해 흔히 시도되는 다이어트는 무작정 굶기나 고지방 저탄수화물식 등이 있다. 이런 다이어트 방식은 적은 노력으로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주목받지만, 금방 다시 살이 찔 수 있는 요요현상을 불러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고지방 저탄수화물식 심근경색 불러올 수도

지난해 열풍이 불었던 ‘고지방 저탄수화물식’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이 추종하는 다이어트식 중 하나다.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고 그만큼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방식이다. 신체활동에 필요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원을 찾고, 이때 지방이 활용되기 때문에 지방을 조금 많이 섭취한다고 해도 이는 우리 몸에 축적되지 않고, 쌓여 있던 체지방까지도 빠지면서 체중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단기간에 빠른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다른 다이어트에 비해 칼로리 제한을 두지 않아 육류를 즐기는 사람들이 특히 선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등 관련 학회들은 이런 다이어트가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년 이상 장기적인 체중감소 효과 유지가 어렵고, 포화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해 심근경색이나 중풍 등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탄수화물 섭취를 과도하게 줄이고 지방 섭취를 증가시키면 몸에서는 포도당 대사 대신에 대체에너지원으로 근육의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근손실이 발생한다. 지방이 산화되면서 발생하는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반복적인 케톤체의 생성은 혈액을 산성화시킨다.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골 내의 칼슘이 소실되어 골밀도가 저하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임지선 전문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단기적인 체중감량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체중감량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여러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다”며 “과학적으로 입증된 가장 좋은 식단은 탄수화물 55~60%, 단백질 20~25%, 지방 15% 비율로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조건 굶기의 함정

급속 다이어트를 위한 가장 오래된 방법의 하나가 단식이다. 일주일에 2번을 24시간 단식을 하고, 일주일에 3~5번씩 아침을 거르는 간헐적 단식이나 하루 한끼만 먹는 ‘1일 1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단식은 초기에는 급격한 체중감소가 일어날 수 있지만, 사실 50% 이상이 수분이 배설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단식 후엔 오히려 폭식을 유도하고, 식욕증가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져 고탄수화물, 고지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또 체지방뿐만이 아니라 체단백질과 전해질의 소모도 많아져 근육 등 지방을 제외한 인체 성분들이 급격하고 과도하게 손실된다. 근육 등의 조직이 소실되면 기초 대사량도 떨어져 심한 피로감이 유발되고, 활동량이 감소하고 운동력이 떨어진다. 두통, 빈혈, 어지럼증 등이 생길 수 있다. 탈수로 인한 케톤증, 저혈압, 요산에 의한 통풍, 담석증 등의 부작용도 크다.

기초대사량이 감소한 상태라 체중감소 후 다시 정상적인 식사를 할 때 적은 식사량에도 요요현상이 생겨 체중이 원래대로 다시 회복되거나 심지어 더 늘기도 한다.
◆개인 식습관 파악부터 시작해야

그렇다면 어떻게 다이어트를 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자신의 식사습관을 정확히 파악해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설탕,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 단순당과 포화지방을 먼저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환자들은 한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를 따라 해서는 안 된다. 당뇨병 환자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저혈당이, 고콜레스테롤증 환자의 경우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윤수영 과장은 가벼운 아침식사와 영양을 담은 점심식사, 이른 저녁식사를 다이어트의 기본이라고 제시했다. 윤 과장은 다이어트 식단으로 토마토·셀러리 주스, 시금치·양파·계란을 넣은 파프리카 오븐구이, 스크램블 두부 등의 아침식사와 채소 월남쌈, 닭가슴살과 두부를 함께 다져 넣어 오븐에 구운 스테이크 등의 점심식사를 추천한다. 저녁엔 검은콩 쌀국수나 현미밥에 새싹채소와 견과류를 넣은 덮밥 등이 좋다.

윤 과장은 “열량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 늘리기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만이 비만과 다양한 질환 예방을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외의 다른 묘법이나 쉽게 할 수 있는 편법은 없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