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성전산 둘러싸고 또 피바람

2017. 7. 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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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유대교·기독교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의 성전산이 다시 유혈 분쟁 중심지로 떠올랐다.

야트막한 언덕인 성전산은 이슬람 선지자 마호메트가 승천한 곳에 세웠다는 바위돔사원(황금돔사원)과 알아크사사원이 있는 곳으로, 무슬림들이 메카와 메디나에 이어 세 번째 성지로 받드는 곳이다.

2000년에는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 아리엘 샤론(나중에 총리 역임)이 무장 경찰 수백명을 대동하고 성전산을 방문해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 봉기)를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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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총격 이후 이-팔 갈등 격화로 13명 사망
3대 종교 성지이면서 '무슬림 종교 주권' 지역
이스라엘 금속탐지기 설치에 무슬림 반발 시위
유엔, 자제 요구하며 24일 안보리 회의 소집

[한겨레]

예루살렘 구시가지(올드 시티)의 성전산 전경. 가운데쯤이 바위돔사원(황금돔사원)이고 아래쪽에 알아크사사원이 보인다.

이슬람·유대교·기독교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의 성전산이 다시 유혈 분쟁 중심지로 떠올랐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22일 예루살렘 동쪽의 알아자리야에서 17살 팔레스타인 청년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근처에서 18살 팔레스타인 청년이 화염병 폭발로 숨졌다. 최근 성전산을 둘러싼 충돌이 시작된 이래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이번 충돌은 14일 팔레스타인계 이스라엘인 3명이 성전산 북쪽 출입구를 지키던 이스라엘 경찰관 2명을 사살한 게 발단이 됐다. 이스라엘 쪽은 이슬람 사원 경내까지 추격해 총격범들을 사살했다. 이스라엘 쪽이 사후 조처로 성전산 출입구에 금속탐지기와 회전문을 설치하자 팔레스타인인들이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충돌이 커졌다.

특히 21일에는 양쪽에서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팔레스타인 청년 3명이 이스라엘군 및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이 쏜 총에 숨지고, 밤에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 집에 오마르 알아베드(19)라는 팔레스타인 청년이 침입해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했다.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된 그는 범행 전 페이스북에 “우리 여성들과 젊은 남자들이 불법적으로 살해당하고, 우리의 아크사는 신성 모독을 당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잇단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400명이 넘게 다친 것으로 추산된다.

야트막한 언덕인 성전산은 이슬람 선지자 마호메트가 승천한 곳에 세웠다는 바위돔사원(황금돔사원)과 알아크사사원이 있는 곳으로, 무슬림들이 메카와 메디나에 이어 세 번째 성지로 받드는 곳이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이슬람에서는 다른 아들 이스마엘이라고 설명)을 제물로 바치려 했다는 곳이기도 하다. 유대교에서는 솔로몬성전 터로 추앙받는다. 최근 수년간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지만 ‘화약고 중의 화약고’인 셈이다.

성전산은 1967년 이스라엘이 ‘6일전쟁’으로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후 이-팔 분쟁의 불씨 역할을 해왔다. 이스라엘은 무슬림들이 십자군전쟁 때 되찾은 이래 관리해온 성전산 출입구들에 경찰을 배치했지만, ‘종교적 주권’을 인정해 요르단이 지원하는 이슬람 재단이 관리하게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강경파는 유대교 성지 회복을 주장하고, 무슬림들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충돌해왔다. 2000년에는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 아리엘 샤론(나중에 총리 역임)이 무장 경찰 수백명을 대동하고 성전산을 방문해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 봉기)를 촉발시켰다.

팔레스타인 쪽은 금속탐지기 설치를 비롯한 감시 강화를 성소에 대한 주권 침해로 받아들인다. 이스라엘은 테러 위험을 이유로 여성과 50살 이상 남성으로만 성전산 출입을 제한한 데 이어 23일에는 무슬림들이 주로 드나드는 사자문에 감시 카메라도 설치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과의 모든 교류 중단을 선언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안을 논의할 회의를 24일 소집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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