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u23] '기세등등' 베트남을 벼랑끝서 만나다

정재은 입력 2017. 7. 23. 14:18 수정 2017. 7. 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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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호치민)]

한국에 빨간 불이 켜졌다. AFC U-23 챔피언십 예선 2차전, 대한민국 U-22 대표팀이 동티모르와 득점없이 비기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의도치 않게(?) 베트남과의 3차전이 사생결단 빅매치가 됐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마카오(1차전)에 10-0 대승을 거두며 한국은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동티모르전에서 꺾였다. 0-0으로 비기며 한국은 벼랑 끝에 몰린 신세가 됐다.

한국은 베트남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래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이유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변경된 규칙에 있다.

당초 AFC는 10개 조에서 각 2위 팀 중, 상위 5개 팀이 본선에 진출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A조 스리랑카가 대회 참가 포기를 선언하며 룰이 바뀌었다. AFC는 2위가 해당 조 1위, 3위와 맞붙은 성적으로 1위부터 5위까지 순위를 매겨 본선행 자격을 주기로 했다.

한국이 베트남에 승리를 거두면 I조 1위로 본선에 간다. 하지만 지거나 비긴다면 베트남과 3위 팀과의 경기에서 얻은 승점 및 골 득실로 본선 진출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이미 동티모르와 비겼기 때문에 현재 한국은 승점 1점이다. 베트남과 비기면 2점이 된다.

위험하다. 현재 최소 3점을 확보한 2위 국가는 6개국이다. 이란, 이라크,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미얀마, 말레이시아, 팔레스타인이다. 한국이 베트남에 승리를 거둬야만 하는 이유다.

어려움에 처한 한국이 상대할 베트남의 분위기는 어떨까. 그야말로 기세등등이다. 1차전 동티모르에 4-0, 2차전 마카오에 8-1 승리를 거두며 다득점 승리 행보를 이어 갔다. 1차전서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했던 ‘베트남 스타’ 쯔엉은 2차전,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감각을 살렸다. 베트남 일간지 <탄 니엔>의 티우 바오 기자는 “베트남이 너무 잘해서 덩달아 바빠졌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현지에서는 한국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의 1차전 경기엔 베트남 현지 기자 7명, 2차전에는 11명이 몰렸다.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가 열리는 통 낫 스타디움 티켓은 매진됐다. 티우 바오 기자는 “나한테 티켓 문의하는 전화가 20통이 넘게 왔다"며 한국전이 베트남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본선)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대회이다. 향후 아시안 게임에도 영향을 미친다.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어린 선수들 육성에 힘써왔다. 그것을 증명하는 자리다. 게다가 아시아 최고의 팀 한국을 상대하니 더 뜨거울 수밖에 없다. 한국이 어떻게 축구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가 전한 베트남이 가장 두려워 하는 선수는 "4골을 넣은 소년"이다. 조영욱이다. "첫 경기서 4골을 넣고 두 번째 경기에서 조용했으니, 잔뜩 동기부여가 된 채로 베트남을 상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전 전날인 22일, 훈련하러 숙소를 나서는 선수단의 분위기는 결연했다. 훈련 출발 시간 오후 3시 50분이었으나 팀 미팅 시간이 길어졌다. 4시에 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미팅룸에서 나왔고, 약 5분간 선수단끼리 미팅을 더 가졌다. 훈련장도 변경했다. 첫날 사용했던 훈련장이었다.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훈련장에 도착하니 20여 명의 베트남 축구팬들이 몰려 있었다. 베트남 방송사도 카메라로 선수들의 모습을 담았다. 선수들의 워밍업이 끝나고 전술 훈련에 돌입하자 모두 퇴장 조치당했다.

한국은 여러 패턴의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을 준비했다. 좋지 않은 그라운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득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루트가 세트피스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세트피스 후 역습까지 철저히 준비했다. 동티모르전에서 부족했던 점도 보완했다.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득점 루트를 만드는 과정이다. 정 감독과 공오균 코치가 앞, 뒤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살피고 조절했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김신환 동티모르 감독은 “동티모르가 한국에 좋은 약이 됐을 것”이라 말했다. 오후 9시(한국 시간), 한국은 AFC U-23 챔피언십 본선 진출권을 위해 베트남을 상대한다.

베트남축구협회(VFF)는 유투브 공식 채널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사진=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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