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폭우' 수마가 할퀸 충북지역 일주일 기록

엄기찬 기자 2017. 7. 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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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폭우로 유례없는 물난리를 겪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기록적인 집중호우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방비하지 못한 상처는 너무나도 깊으며 고통의 신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오전 5시30분 무렵 충북 증평과 괴산을 시작으로 세찬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불과 1시간 전까지만 해도 60.9㎜였던 청주의 강수량은 143.9㎜를 기록하더니 30분 뒤에는 168.3㎜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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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하늘..3시간 200mm '초토화'
비 피해 633억원..이재민 2141명
16일 오전 충북 청주지역에 시간당 8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흥덕구 비하동 롯데아울렛 인근 도로가 빗물에 침수됐다. 이 비로 일부 차량이 침수되고 인근 도로가 통제됐다.(SNS) 2017.7.16/뉴스1 © News1 엄기찬 기자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최악의 폭우로 유례없는 물난리를 겪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느닷없이 닥친 수마에 충북 곳곳은 여전히 상처투성이다.

한 순간 삶의 터전을 몽땅 빼앗긴 많은 이가 평온했던 삶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기록적인 집중호우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방비하지 못한 상처는 너무나도 깊으며 고통의 신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억수 같은 비…3시간만에 ‘초토화’

평온했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악몽은 지난 16일 아침 시작됐다.

오전 5시30분 무렵 충북 증평과 괴산을 시작으로 세찬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15분 강수량만 30~50㎜에 달할 정도로 억수 같은 비였다.

거센 빗줄기는 기세를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됐다. 지역도 점차 넓혀갔다. 오전 7시30분 정도가 됐을 때엔 청주와 진천에도 장대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불과 1시간 전까지만 해도 60.9㎜였던 청주의 강수량은 143.9㎜를 기록하더니 30분 뒤에는 168.3㎜까지 치솟았다.

1시간30분 만에 100㎜가 넘는 비가 퍼부은 것이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는 그칠 줄 몰랐다. 빗줄기는 갈수록 더 거세졌다.

오전 9시50분 무렵 청주의 강수량은 200㎜를 넘어섰고, 10분 뒤인 오전 10시에는 220㎜, 1시간 뒤에는 290㎜에 가까운 287.5㎜를 기록했다.

3시간 사이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이날 하루에 퍼부은 비는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290.2㎜에 달했다.

16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의 한 중고 가전제품 업소에서 상인들이 침수된 가전제품을 꺼내고 있다. 이 날 청주는 오전 중 시간당 9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주택가 등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2017.7.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피해 633억원…복구 비용 2000억원 육박

3시간 동안 200㎜ 넘게 퍼부은 비는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23일 오전 7시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만 633억8200만원이다. 복구비용 1800억400만원까지 합하면 2000억원이 넘는다.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진 청주의 피해가 극심했다. 피해액은 자그마치 388억2200만원이었다.

또 괴산 100억1600만원, 증평 56억7000만원, 진천 40억4100만원, 보은 43억2700만원 등이었다.

18일 오전 충북 청주시 미원면 운암1리에서 비 피해를 입은 주민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지난 16일 30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져 인근 하천이 범람했다. © News1 엄기찬 기자

◇삶의 터전 잃은 이재민 2141명

평온했던 주말 갑자기 들이닥친 수마는 수많은 이의 삶의 터전이자 보금자리도 집어삼켰다.

주택 1375채가 침수되거나 파손돼 이재민만 2141명이 발생했다.

민간인 1만1981명, 군경 2만6482명, 공공 4552명 등 모두 3만9807명이 힘을 보탠 덕에 복구가 조금 이뤄지면서 이재민 1830명이 귀가했다.

하지만 아직 311명의 이재민은 학교 체육관과 마을 경로당에서 기약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피해가 너무 심하고 광범위해서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도 태반이라 고통은 더 깊어지고 있다.

청주시 미원면 옥화리 ‘옥화9경’ 가운데 하나인 ‘천경대’ 근방에 사는 박옥순(63·여)는 “더 크게 피해를 본 사람이 많은 것은 알지만, 우리 집도 몽땅 잠겼다”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쌓인 쓰레기만이라도 치워달라고 청주시에다 몇 번을 전화를 했는데 ‘알았다’ ‘보냈다’란 말만하고 찾아와 보지도 않는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sedam_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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