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역설' 유커발길 끊겼는데 면세점매출 늘어..왜?

김민석 기자 입력 2017. 7. 23. 06: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월 中유커 60%↓-보따리상구매액 2배↑ '상쇄'
면세점 경쟁심화로 롯데·신라 매출은 20% 감소
한국면세점협회©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3월 중순부터 중국인관광객(유커)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면세점 전체 매출은 오히려 증가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유커를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30% 이상 줄었지만 그 만큼 '보따리상(대리구매)'들이 구매금액을 2배 가까이 늘리면서 전체 '파이'는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1,2위 롯데·신라면세점의 매출이 20% 정도 감소한 건 지난해 5월 신규오픈한 면세점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2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면세점 외국인 고객 수는 106만4279명으로 전년 동월 184만1776명에서 42.6% 줄었지만 외국인 매출은 6억8856만 달러(약 7727억원)으로 전년동월(6억2456만 달러)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1인당 매출을 계산하면 339달러(38만원)에서 지난달 646달러(72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내국인 고객 수는 전년대비 31만명이 늘어난 262만명, 매출은 3230만 달러 증가한 2억7742만 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과 달리 내국인의 1인당 구매금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외국인 매출 모두 증가하면서 면세점 전체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10% 정도 증가한 9억6599만 달러(약 1조840억원)로 집계됐다.

면세점에서의 외국인 고객 수는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이 3월 중순부터 '한국여행 금지령'을 내리고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한 3월 이후 급격하게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3월·4월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전년 동월보다 각각 11.2% 26.8% 감소했고 5월은 전년대비 34.5% 감소한 97만788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64.1% 급감한 25만3359명에 그쳤다.

그러나 면세점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 2분기 실적발표에 앞서 복수의 투자증권사는 주요 면세사업자들의 보따리상 구매가 크게 늘어 방한 중국인 감소 대비 타격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주요면세사업자들의 매출 증가율은 경쟁 심화로 더뎌질 것으로 봤다.

롯데·신라면세점의 매출 감소는 사드보복 조치 영향도 있지만 서울 시내면세점이 늘면서 판촉비·알선수수료·프로모션 비용 등이 증가하는 등 면세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면세점 매출은 대부분 보따리상"이라며 "이들이 국내면세점에서 화장품 사재기로 수익을 내는 이유는 중국인들의 자국 유통망에 대한 신뢰도가 여전히 크게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따리상은 인터넷을 통해 선주문 받고 국내면세점에서 구매 후 중국으로 입국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데 대리구매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이들이 단체여행 상품을 통해 국내면세점에서 화장품 등을 구매한 '유커'들을 대신해 한국·중국을 왕래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도 면세점 전체 매출 증가 이유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구매물량을 늘렸고 지난해 신규 오픈한 면세점들이 시장에 안착해 구매 분산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경우 지난해 5월 개장 이후 일평균 매출이 올해 3월까지 점점 증가해 38억원 정도까지 찍었다가 4월·5월·6월은 30억~35억원 수준에서 정체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분기별 매출에서도 지난해 2분기 200억원을 시작으로 3분기 990억원, 4분기 1890억원으로 증가하다 올해 1분기 1830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계속 매출이 증가하다가 3월 중국의 단체 여행상품 금지 이후 떨어져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타면세점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 664억원, 영업적자 11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오픈일(5월20일) 이후 전체 매출 984억원, 영업적자 477억원 대비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도 올해 1분기 매출 788억원으로 전년대비 37% 증가하고 영업적자는 48억원으로 전년(15억원)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3월 중국의 여행금지 조치 직후 매출 감소 영향이 있었지만 5월부터 내국인과 개별관광객 판촉 전략으로 일평균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개장 1년이 지나면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경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면세사업자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건 사드보복 영향도 있지만 면세점이 너무 많아지면서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deaed@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