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의 일구일언(一球一言)] KBL, 기형적 외국인 제도 안고치면 망한다

김용 2017. 7.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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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외국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조시 셀비를 지명해 유니폼을 입힌 뒤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KBL
"나라도 트라이아웃에 참가 안한다."

남자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지켜본 한 농구인의 얘기다. 한국에서 뛰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그 관문인 트라이아웃을 꺼린다?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드래프트가 21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리카르도 라틀리프, 마이클 크레익(이상 삼성)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이상 KGC) 안드레 에밋(KCC), 테리코 화이트(SK) 등 6명을 제외한 14명의 선수가 새 직장을 찾았다. 장신 선수 자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 1라운드에 많이 선발됐다.

그런데 벌써부터 소문이 흉흉하다. 어쩔 수 없이 형식적으로 치르는 드래프트였다는 말이 나온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한국 무대 경험이 많은 수준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다. 애런 헤인즈, 로드 벤슨, 웬델 맥키네스, 제임스 메이스 등이 그들이다. 리카르도 포웰은 트라이아웃을 치르다 부상을 이유로 참가를 자진 철회했다. 하지만 한국 구단들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이들의 모습을 곧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체 선수로 한국에 올 것이라는 얘기다.

복잡한 문제인데, 이들이 트라이아웃에 참가하지 않은 건 결론적으로 돈 때문이다. 1라운드에 선발된 선수는 월봉 3만달러, 2라운드 선수는 2만달러를 받는다. 대체선수의 월봉도 2만달러다. 그런데 왜 2만달러 월봉을 노리는 것일까.

KBL은 지난 2년간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대체 선수 자격을 주기로 했다. 데려올 수 있는 선수 풀이 워낙 좁다보니 만들어진 고육지책. 하지만 이게 부작용을 만들었다. 굳이 형식적 계약에 더 강하게 묶여있는 드래프트를 통하지 않고, 대체 선수로 와야 돈을 더 받을 수 있다. 대체 선수는 그 팀이 급할 때 찾는 선수다. 그러다 보니 선수쪽이 갑이 된다. 드래프트는 선발 되는 선수가 철저히 을이다. 뒷돈을 주지 않으면 안가겠다고 배짱을 부리면 돼 대체 선수로 한국에 오는 것이 돈을 벌기 훨씬 쉽다. 그리고 한국에 오기 전까지 다른 리그에서 돈도 벌 수 있어 1석2조다. 드래프트에 선발되면 한국 특유의 힘든 비시즌 훈련을 소화해야해 외국인 선수들과 에이전트들이 머리를 쓴 것이다.

이렇게 잔머리를 굴리는 외국인 선수들과 에이전트는 국내 구단들이 외면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그만한 선수가 없다. 이기려면 그 선수들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직장이 있어야 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이렇게 당차게 드래프트를 외면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선수와 에이전트에게 추후 일을 도모하자는 입질을 한 구단이 여럿일 게 뻔하다. 현재 상황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뽑힌 선수들이 다 잘해, 잔머리를 쓴 선수들이 못와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현장의 분석이다.

결국 구단들은 서로 다 알면서, 서로 감춰주고 있는 뒷돈이 문제다. 2만달러 가치밖에 안되는 선수가 몇 배의 돈을 받고 한국에서 '왕대접'을 받으며 뛰게 되는 요인이다. 서로의 살을 파먹는 '치킨게임'이다.

차라리 이런 형식적 트라이아웃, 드래프트보다 자유계약제도로 회귀하는 게 옳다. 그 자유계약도 연봉 상한선, 이런 걸 정하지 말고 정말 자유롭게 해야한다. 상한선을 정해놓으면, 결국 뒷돈만 올라간다. 돈을 많이 쓰는 팀이 좋은 선수를 데려와 이기는 게 프로의 생리다. 여기에 매 시즌 보던 선수만 봐 흥미가 떨어진 팬들의 관심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KBL은 기형적인 가승인 제도로 지난 시즌 홍역을 앓았다. 마리오 리틀이라는 선수를 두고 여러 구단이 영입 눈치 작전을 벌였고,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자신을 찍은 안양 KGC가 싫다며 한국을 떠나더니 다시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울산 모비스 피버스의 품에 안겼다. 여기에 한숨만 나오는 드래프트로 망신을 샀다. 바꿀 거면 제대로 바꿔야 한다. 안그러면 프로농구의 인기 추락은 끝이 없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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