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와 풍자에 시달린 숀 스파이서의 6개월

인현우 입력 2017. 7. 22. 17:40 수정 2017. 7. 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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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아 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하는 발언과 행동을 대변하려 애쓰며 구설수와 풍자에 휘말렸던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21일(현지시간) 갑작스레 대변인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스캔들'과 건강보험 입법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보팀을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면서 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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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공보국장에 반발 사임설..폭스뉴스 등 언론 진출할 듯
사퇴하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아 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하는 발언과 행동을 대변하려 애쓰며 구설수와 풍자에 휘말렸던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21일(현지시간) 갑작스레 대변인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스캔들’과 건강보험 입법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보팀을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면서 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스파이서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백악관 공보국장에 월가(街)출신 금융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를 임명한 것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스파이서가 떠나는 대변인 자리는 스파이서가 지난 5월 예비군 훈련을 받으려 빠졌을 때 전면에 나서 스파이서와의 교체설까지 나돌았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부대변인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서는 올해 1월 대변인 자리에 나섰을 때부터 언론과 충돌하며 온갖 구설수에 올랐다. 첫 기자회견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인파를 과장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청중이 취임식을 지켜봤다”고 주장한 후 추가 질문도 받지 않았다.

3월 28일에는 미국 어번라디오네트워크의 에이프릴 라이언 기자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질문을 하자, 질문을 도중에 자르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드레싱을 한 샐러드를 먹어도 러시아 커넥션이냐”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 라이언 기자가 고개를 가로젓자 “고개를 흔들지 말라”고 윽박지른 건 덤이었다.

4월 11일에는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을 비판하면서 정치 덕목 중 하나로 꼽히는 ‘아돌프 히틀러 비교 금지’원칙을 깼다. “히틀러조차 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의 잔학성을 평가 절하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스파이서 대변인은 CNN방송에 출연해 사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갑작스레 해고한 5월 9일에는 방송 화면에 자신이 발언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잡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빛이 잘 안 드는 풀숲 근처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스파이서가 기자를 피해 풀숲 사이에 숨어 있다가 조명을 끌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나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고통스런(?) 대변인 활동은 금세 정치풍자의 먹잇감이 됐다. 스파이서 대변인이 백악관에 입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쇼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한 배우 멜리사 맥카시는 스파이서 분장을 하고 “언론과 ‘거칠게 시작(rocky start)’한 건 알고 있다. 여기서 거칠다는 말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권투선수를 연기한) 영화 ‘록키(Rocky)’처럼 시작한다는 뜻이야”라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SNL은 트럼프 대통령과 스파이서 대변인을 둘러싼 가십거리와 스파이서 대변인이 종종 보인 강압적인 태도를 놀림감 삼아 새 전성기를 구가했다.

AP통신은 스파이서가 백악관을 떠나더라도 텔레비전에 계속 출연할 것으로 내다봤다. 친(親)트럼프 언론인 폭스뉴스채널이 그를 고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직 백악관 대변인이 방송 혹은 언론계에 몸담는 일은 흔하다. 폭스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 아리 플라이셔를 고용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변인 제이 카니는 아마존에서 일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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