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돼지가 40kg? '반려돼지'와 잘 지내기

김미혜 송파에코동물병원장 입력 2017. 7. 22. 11:00 수정 2017. 7.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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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물병원입니다~] 2. 생각보다 똑똑한 반려동물 돼지

[편집자주]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이 20%를 넘었습니다.(2015년 21.8%, 농림축산식품부) 1000만명이 그들과 함께 한다고도 하는데요. 우리는 반려동물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동물병원 속 재미있고, 때로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통해 그들을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혹시 우리 돼지도 진료 봐주실 수 있어요?" 특수동물(희귀동물)을 많이 진료하면서 가끔 이런 전화를 받는다. 아직 특수동물 진료 병원이 많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지 못한 분들이 먼저 전화로 확인하시는 듯하다.

과거 '꼬마 돼지 베이브'라는 영화가 인기를 모았고 최근에는 '옥자'가 인기를 끌고도 있지만, 요즈음 돼지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분도 은근히 많아 보인다.

어릴 때 너무 귀엽고, 주는 대로 잘 먹고, 눈도 선하게 생겨서일까? 사실 진료하다 보면 돼지들이 예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강아지보다 지능이 낮을 거란 편견과 달리 돼지는 알고 보면 대소변도 잘 가리고 보호자 말을 잘 알아듣기도 한다.

하루는 예쁜 얼굴의 돼지가 하네스(애완동물의 가슴줄)를 하고 젊은 부부와 함께 총총걸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부부는 돼지에게 발정이 왔는데 혈액과 농 같은 분비물이 보인다고 했다. "방사선 검사나 분비물을 검사해봐야 합니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몸무게가 40㎏ 가까이 돼서 검진이 어렵지 않겠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돼지의 몸무게와 몸부림 때문에 기기가 부서질 뻔한 해프닝이 예전에 있었다고 한다. 우선 기본검진만 한 후 돼지를 진정시켜 CT 촬영, 초음파 촬영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진단이 나오는 대로 중성화 수술을 하기로 했다. 부부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해 보였고 돼지를 바라보는 눈빛은 사랑으로 가득했다.

돼지는 무혈발정동물이다. 이 말은 발정기에 출혈이 없다는 뜻이다. 혈액 같은 삼출물이 나온다면 생식기(자궁이나 난소)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된다. 그래서 반려돼지들도 반드시 어릴 때 암컷 중성화 할 것을 권한다. 성돈이 되면 그만큼 수술이 어려워진다.

그리고 돼지는 3주마다 발정이 오는 동물이다. 1년에 두 번 오는 강아지와는 크게 다르다. 발정이 올 때마다 호르몬 대사가 바뀌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중성화를 추천 드린다.

돼지가 식탐이 많기는 하다. 그렇다고 계속 먹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위장이 80퍼센트 정도 차면 먹지 않는다. 하지만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을 지켜보고만 있는 것은 어려운가 보다. 한번은 돼지가 젤리 두 봉지를 먹고서 숨을 헐떡이며 이틀간 누워만 있다는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 돼지 키우는 분들이라면 사람 먹는 음식, 특히 초콜릿, 사탕, 젤리 같은 단것과 양념통닭 같은 음식은 잘 보관하는 것이 좋다.

최근 반려동물의 폭이 늘고 있다. 닭, 메추리, 식용달팽이, 거미, 고슴도치, 기니피그 등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낯설지도 모르지만 이들은 흔히 말하는 애완동물을 넘어서서 어떤 분들에게는 가족의 일부로서 큰 의미를 주는 존재들이다.

팁: 이런 분들은 돼지 키우기 힘들어요.
 1. 아기 때 기억으로 작은 모습만 생각하시는 분. 미니돼지가 40~50㎏까지 크기도 합니다.
 2. 좁은 곳은 좋지 않습니다. 마당이 있어야 좋아요. 아파트에서는 키우기 어렵습니다.
 3. 돼지도 은근히 털이 있고 각질도 있습니다. 알레르기가 심한 분들은 이 점 생각하세요.

김미혜 송파에코동물병원장 @, 정리=김주동 기자 news9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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