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을 기다리며..주요국 중앙은행 신뢰 '시험대'

신기림 기자 2017. 7. 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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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무한한 신뢰와 인내를 금융시장에 요구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달성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은 지난 20일 모두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며 '견조한 성장 회복에도 물가가 2% 목표에는 미달한다'고 밝혔다.

이유가 무엇이든 중앙은행들은 물가가 오른다고 믿고 시장이 이러한 믿음을 공유할 것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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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 고착 가능성 불구 "회복 믿어달라" 호소만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일본,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무한한 신뢰와 인내를 금융시장에 요구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달성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은 지난 20일 모두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며 '견조한 성장 회복에도 물가가 2% 목표에는 미달한다'고 밝혔다. 다음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인플레이션 딜레마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나마 ECB는 올가을 부양축소(테이퍼)에 대해 논의하겠다고만 확인했지만, 시장이 원하는 구체적 시점이나 방식에 대해서 함구했다. 일본은행은 좀 더 완화적으로 기울었다. 성장전망을 상향하면서도 물가목표 달성 예상시점은 1년 후로 미뤘다. 일본은행이 양적완화(QE)를 시작한 2013년 이후 벌써 6번째 연기다.

ECB와 일본은행은 여전히 '현 정책이 결국 성과를 낼 것'이라며 믿으라고 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끈기(persistence), 인내심(patience), 신중함(prudence)을 요구했다. 그러나 강력한 성장이 임금 증가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일시적인지 혹은 구조적 이유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식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 둔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위기로 풀었던 유동성을 되감는 양적 긴축을 논의해야 하는데 인플레이션은 목표에서 더욱 멀어져 1.4%로 부진하다. 지난주 의회 보고에서는 6월 금리 인상 때 보여줬던 자신감이 온데 간데 없었다. 심지어, 현재 금리가 중립 금리와 크게 벌어져 있지 않아 이번 긴축 사이클이 곧 종료될 수 있다는 인식까지 시장에 심어줬다.

세계적인 저물가는 구조적으로 고착화한 현상일 수도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가 경제에 남긴 상처가 워낙 막대해 치유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위기 이후 생산성 성장이 둔화했고 언제 반등할지 불분명하다.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보다 복지가 좋은 안정적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을 더 중시할 수 있다. 기술 혁신으로 인한 저가 경쟁이 저물가를 유발한 요인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중앙은행들은 물가가 오른다고 믿고 시장이 이러한 믿음을 공유할 것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마르코 발리 유니크레딧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은 긴축 궤도에서 금융 환경이 지나치게 경색되지 않는 데에만 신경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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