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이 콩고의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

김동표 2017. 7. 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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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사용 귀금속 60여개
주로 아프리카서 광물 탐사·채굴
인명피해·아동노동·자연파괴 심각

삼성, 갤노트7 수거품 재생·재활용
금·은·코발트·구리 등 157톤 회수
애플, 아이폰 분해로봇 '리암' 운용
1만대를 해체로 알루미늄 190Kg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 잘 팔릴수록, 아프리카의 자연환경은 파괴된다.

스마트폰은 대부분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금속, 유리, 플라스틱을 결합해서 생산된다. 아프리카의 광부들은 목숨을 담보로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귀금속을 채굴하고 있다. 콩고 민주공화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귀금속 채굴이 무장 분쟁을 부채질하고, 채굴로 토지를 파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세계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사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 재생'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을 수거해 부품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귀금속 60개 이상…채굴·탐사에 자연파괴 심각
그린피스의 'IT산업과 순환경제'에 따르면, 알루미늄, 코발트, 금 등은 스마트폰과 같은 복잡한 전자기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60개 이상의 요소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첨단 전자기기 주기율표. 스마트폰은 수십 종류의 원료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는 희토류 원소와 분쟁 광물이 포함된다. 분쟁 광물이란 콩고 민주공화국 혹은 인접국의 무장 세력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는 광물들을 말한다. <자료=그린피스>

일부 대형 전자 제품들은 사용 후 폐기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이같은 플라스틱 재활용이 여전히 흔하지 않은 일이다.

스마트폰에 주요 부품인 메모리 칩, CPU, 그래픽 칩 등과 같은 집적회로는 실리콘 웨이퍼(sillicon wafers)로 구성되며, 이 생산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이 사용된다.

자원을 얻기 위한 탐사활동은 환경을 파괴한다. 잠재적으로는 '인듐(Indium, In)'과 같은 중요한 자원의 고갈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듐의 경우 현재 수준으로 채굴이 계속되면, 14년 후에는 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 심각한 것은, 스마트폰 판매가 급증하면서 이런 자연파괴 활동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데 사용된 대부분의 재료들은 제품이 수명을 다한 이후에는 재활용되지 않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14년 전세계 전자 폐기물 중 16% 미만이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재활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그 외 상당 부분은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보내졌다. 혹은 재활용 기반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나라로 수출되어, 그곳에서 무분별하게 분해 또 처리되어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2007년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1억2000만대 수준이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14억대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약 2년에 불과하다. 기기교체와 이로인한 제품생산, 폐기가 유발하는 장기적 영향은 지구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최근 10년간 스마트폰 생산량. 스마트폰 판매가 급증하면서 이에 필요한 광물을 채굴하기 위한 자연파괴도 심각해지고 있다. <자료=그린피스>

◆필수 광물 '코발트', 최대 생산국 콩고의 눈물
스마트폰 생산 급증으로 특히 어려움에 처한 나라가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이다.

스마트 기기 제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재료는 코발트와 팔라듐이다. 전세계 1차 생산량의 각 9.4% (코발트), 8.9%(팔라듐)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만드는 데 쓰인다.

전세계 코발트 공급의 50% 이상을 콩고민주공화국이 담당한다. 채굴 산업에 대한 규제가 미비하기 때문에 업자들은 토지 이용에 대한 고려 없이 무분별하게 채굴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토질이 악화되고 경작 기회가 사라진다. 채굴 지역의 토지 복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구리 벨트의 코발트 광석은 종종 중금속과 우라늄 비중이 높다. 높은 우라늄 농도 때문에 오랫동안 채굴 현장에서 일한 사람들은 방사능 피폭 위험에 노출된다.

위 두 가지 사항이 맞물려서 채굴로 발생하는 폐기물이 적절히 관리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된다. 폐기물의 지구화학적 구성요소 때문에, 중금속이 물과 토지, 공기 중으로 흔하게 배출된다.

게다가 코발트 생산의 상당 부분은 영세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노동집약적 채굴 방식은 12~15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만, 이들이 처한 노동 환경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코발트 생산 노동자들은 홍수, 열악한 환기, 지하 채굴장의 붕괴 위험 등에 노출돼 있다.

아동 노동도 만연하다. 특히 분쇄, 세척, 분류 같은 선광 작업에 어린이들이 동원된다. 광상이 지상에 나와 있는 노천 채굴장이나 광산 부스러기에서 광석을 줍는 일도 어린이들 몫이다. 어린이들이 지하 채굴장에서 일한다는 보고도 있다.

스마트폰에 제작에 사용되는 일부 광물 구성과 비율.

◆삼성전자, 갤노트7 재활용…애플, 아이폰 분해 '리암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7 미개봉 제품과 미사용 부품을 활용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한 '갤럭시 노트 FE'를 출시하고, 회수한 나머지 제품들은 이달부터 자원 재생·재활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재생·재활용 과정을 통해 부품 외에 금, 은, 코발트, 구리 등 약 157톤을 회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들 주요 광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처리 방식을 통해 먼저, OLED 디스플레이 모듈, 메모리 반도체, 카메라 모듈 등 재사용이 가능한 주요 부품을 분리·재생하여 일부는 서비스 자재로 활용하고 나머지 부품은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전자 부품 추출, 재생 전문 업체들과 협력해 처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부품과 자원 재생·재활용 방침은 그 동안 국내·외 환경단체들이 요구해 왔던 노트7의 친환경적 처리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이다. 전자 부품 등의 환경 친화적 선순환 처리를 통해 산업 폐기물 감소는 물론 지구 환경 보호와 자원 재활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 재생·재활용 과정을 통해 부품 외에 금, 은, 코발트, 구리 등 약 157톤을 회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들 주요 광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한다.

애플은 아이폰 분해 전문로봇인 '리암'을 운용 중이다. 애플은 지난 4월 발표한 연례 환경보고 백서에서 "리암은 21개의 스테이션이 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설치된 29개의 서로 다른 로봇"이라며 "리암은 11초마다 아이폰을 8개의 파트로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암이 1년에 분해하는 아이폰 6의 수는 120만대 수준이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덜란드 두 곳의 리암 시스템에서 총 240만 대를 분해하고 있다고 한다.

리암을 이용해 아이폰 1만대를 해체하면 알루미늄 190Kg, 구리 80Kg, 금 0.13Kg, 백금류 금속 0.04Kg, 은 0.7Kg, 주석 5.5Kg을 얻을 수 있다. 애플은 "리암을 이용하면 전자제품을 파쇄하는 것보다 재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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