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쓰는이력서] 중앙대 이우정 ②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강현지 2017. 7. 2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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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 이력서. 여섯 번째 주인공은 중앙대 이우정(22, 185cm)이다. 전반기 아쉬움을 삼킨 그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와, 대학리그 플레이오프를 통해 반전을 꿈꾼다. 대학생으로서 뛸 수 있는 마지막 대회, 그는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을까. 

 

# 성격

“낯가림을 하는 편인데, 그래도 친해지면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스트레스도 수다를 떨면서 풀어요. 가장 많이 이야기를 하는 건 (박)지훈이 형(KT)이랑 (전)태영(단국대)이죠.”

속 이야기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이우정이 시시콜콜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건 두 사람이다. 중앙대 선배 박지훈과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전태영. 그는 최근 “슛이 안 들어간다”며 박지훈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박지훈과는 시간 날 때마다 영상 통화하는 절친 사이다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슛이 안 들어가서 고민이었는데, 형도 대학 때 잘 들어가던 슛이 프로에서는 안 들어간다며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배우는 점이 있다면서 많이 던지는 연습을 하더라도 경기 때 안 쏘면 감을 잊어버린다고 조언해줬어요.”

그도 고민이 많았을 법 한 것이 이번 시즌 처음으로 팀을 이끌게 됐고, 또 4학년으로서 장점을 더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그 와중에 MBC배에서는 팀내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던 김국찬이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빠졌고, 양홍석도 국가대표에 차출되며 공백이 생겼다. MBC배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뽑힌 중앙대에 적신호가 켜졌다.

“득점을 책임지던 두 선수가 빠져서 부담감도 있었고, 걱정이 많았었죠. 그런데 절박한 순간에 더 좋은 기억을 떠올리려고 했어요.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책에서 '생각했던 일이 잘 안 풀리거나 그럴 때는 좋은 상상을 하라'는 내용을 봤었거든요. 그런 상상을 할수록 좋아진다고 하더라고요.”

경기적인 면에서는 김태술(삼성), 돌파적인 면에서는 김선형(SK)을 닮고 싶다는 이우정은 또 다른 롤 모델로 이종 격투기 선수인 코너 맥그리거를 뽑았다. 종목은 다르지만, 그 마인드 적인 부분은 본받을 점이 있다며 말이다.

“운동하다가 힘든 순간이 오거나 경기에서 지다보면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상황이잖아요. 근데 오히려 그 선수는 자기가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다음 경기 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이번에는 복싱계 최고 선수로 손꼽히는 메이웨더랑 복싱으로 붙어요. 격투기 선수가 복싱 선수랑 맞붙는 건 처음인데, 그 선수의 마인드를 닮고 싶어요.”

 

# 입사 후 포부
송천초 시절부터 정통 포인트가드로서 패스 중심의 경기를 한 이우정. 프로 데뷔를 앞둔 이우정은 4학년이 되면서 공격에도 좀 더 욕심을 내고 있다. “포인트 가드로서 희소성을 살리면서 거기서 좀 더 강점을 부각해야 될 것 같다”라고 입을 연 이우정은 스테판 커리(골든 스테이드)이야기를 꺼냈다.

“최근에 커리 영상을 많이 봤어요. 그러다 보니 연습 할 때도 (플레이를)따라 하게 되고, 또 말도 안 되는 슛을 쏘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욕도 많이 먹었어요(웃음). 보여준 것이 없다 보니 득점에 욕심을 내면서 실책 개수(+14)도 늘어났어요. 고려대 전에서도 그랬어요. 3점슛 3개를 던졌는데, 다 멀리서 쏜 거거든요.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전통 가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패스, 리딩 등 한 가지를 고집하는 것보다 농구는 득점으로 승부가 갈리는 종목이잖아요. 요즘 가드들 추세가 공격적인 것을 선호하기도 하고, 1번으로서 희소성을 지키면서 제 장점을 좀 더 살리고 싶어요.”

정규리그, MBC배 우승을 놓친 이우정은 플레이오프 우승을 바라보며 대학생으로서 마지막 대회를 준비한다. 부상으로 빠져있는 김국찬의 합류가 불투명하지만 국가대표 경험치를 쌓은 양홍석이 돌아오고, 이우정도 이에 앞서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한다. U16 대표팀 발탁 이후 이우정은 올해 이상백배에 이어 유니버시아드에서까지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대학 때 (허)훈이, (김)낙현이가 계속 뽑혀서 제가 뒤처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상백배에 뽑혔죠. 경기를 못 뛰었지만, 다녀온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어요. 개개인 장점들이 있어요. 훈이는 수비할 때 스틸 하는 노하우가 있고, 낙현이는 픽앤롤을 통해서 공격 기회를 살피는데 그 부분을 많이 물어봤었어요. (이)진욱이 형도 수비수 한 명을 제칠 때 순간 스피드가 정말 좋아요. 그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것이 크죠.”

 

웅크리고 있던 후반기에 맞춰 이우정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어떤 것에 간절하고, 열정이 있어 그걸 추구하려고 한다면 그게 어떤 것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저 또한 제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중에는 드래프트 순위로 증명해 보고 싶어요.”

이우정은 30일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에 앞서 8월 10일부터 열리는 2017년 아시아 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에 출전한 후 대만으로 향한다. 이후 이우정은 다시 팀으로 돌아와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2017-07-22   강현지(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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