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쓰는이력서] 중앙대 이우정 ① 오기가 됐던 그 한 마디

강현지 2017. 7. 22. 07: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 이력서. 여섯 번째 주인공은 중앙대 이우정(22, 185cm)이다. 고교 시절까지 이우정은 현재 2017년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로터리픽이 유력한 허훈(연세대), 김낙현(고려대)과 어깨를 나란히 한 유망주였다. 하지만 대학 진학 후 그의 활약은 부상으로 지워졌다. 식스맨을 거쳐 2017년 포인트가드로서 주전 자리를 꿰찬 이우정의 성장 과정에는 어떤 스토리가 있을까. #성장과정과 #경력사항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성장 과정 

이우정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공을 잡았다. 당시 키는 143cm. 체격도 좋지 못해 이우정의 부모님은 전주 송천초 농구부 제의를 거절했다. 하지만 ‘한 달만 해 보자’는 계속된 설득에 거절하지 못했고, 이우정도 떡볶이, 짜장면 등을 사주며 유혹(?)했던 농구부 코치의 제의에 승낙했다. 놀이와 훈련의 경계가 없었던 그땐 농구가 정말 재밌었다. 5학년 때는 전태영(단국대)과 만나 전주남중을 거쳐 전주고 때까지 함께했다.

“어떻게 보면 (전)태영이 덕분에 농구를 편하게 한 것 같아요. 만약 태영이가 없었다면 제가 빛을 못 봤을 것 같아요. 눈만 마주쳐도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있었거든요. 친구로서도, 농구 호흡 면에서도 정말 좋았어요. 눈빛만 봐도 아는 친구죠.”

크지 않을 것 같던 키도 꾸준히 자랐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는 180cm, 고등학교 때는 3~4cm가량이 더 컸다. 지금 키는 185cm. 전주남중 때 이우정은 전태영, 신철민과 66점을 합작하며 제39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명지중(69-68)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그때가 이우정의 첫 우승이었다. 그는 “당시는 전국체전이 큰 경기였었어요. 태영이가 잘하긴 했었는데 처음으로 우승했던 경기라 기억에 많이 남아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이우정은 허훈, 김낙현과 U16 대표팀에 뽑히기도 했고, 전태영과는 이후 이종현(모비스)이 있었던 경복고를 꺾고 여수시장기에서 우승을 거머쥔다.

전주고의 원투펀치를 이끈 이우정과 전태영의 차이점은? 이우정은 “태영이가 정말 하체 힘이 좋아요. 공격적인 부분이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패스를 한다면 태영이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것 같아요”라며 “멘탈은 제가 좀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는 경기 중에 욕을 먹어도 하는 스타일인데, 태영이는 힘들어하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라고 답했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진학한 중앙대, 하지만 부상으로 이우정은 2014 대학리그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다.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기 때문. “사실 고등학교 때 무릎이 안 좋았었어요. 그러다 대학교 1학년 때 동계훈련을 들어가는데 계속 통증이 있어서 병원에 갔는데 수술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께 말씀드리고 한 5개월을 쉬었어요.”

1학년 때의 결장 여파는 2학년까지 이어졌다. 평균 출전 시간은 11분 남짓 부여받았고, 그 사이 고교 시절까지 그와 견주었던 허훈과 김낙현이 주전으로 도약했다. “경기 뛰는 모습을 보면 부러웠죠. 제 몸도 좋지 않았고, 농구하는 방법을 잊어버렸을 때였던 것 같아요”라고 말한 이우정. 그래도 3학년 때는 식스맨 역할을 맡았고, 4학년 때는 주전으로 출전하며 자리를 잡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농구를 그만두겠다’라고 생각해 본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2학년 때는 농구 관계자분께 ‘농구 그만둬라, 그냥 공부해라’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 말을 들으니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 말을 적어놨었어요. 독기가 더 생긴 것 같아요(웃음).”

※ 이우정의 대학리그 성적
2017시즌 10.88득점 4.31리바운드 4.25어시스트(전체 5위)
2016시즌 6.3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2015시즌 2.1득점 1.1리바운드 0.7어시스트
2014시즌 -

 

# 경력사항 

- 2017 제29회 타이베이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대표팀
- 2017 제40회 이상백배 한·일 대학선발 농구대회 대표팀
- 2011 FIBA ASIA U16 남자농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아무래도 4학년이 되어 본격적으로 경기를 뛰다 보니 가장 아쉽고, 기억에 남았던 것이 이번 시즌이다. 전반기를 되돌아본 이우정은 “이번 시즌은 힘들었던 시즌이었다”라고 말했다. 양홍석, 박진철의 가세로 중앙대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연세대를 만나 72-82로 패배부터 안았다.

“동계 훈련 때부터 힘들었어요. 선수 마다 개성이 강해 자기 입장을 생각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걸 하나로 만드는 게 힘들었었어요. 그 부분을 연세대전을 마치고 깨달은 거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계속 경기를 치르면서 맞춰갔죠.”

이후 중앙대는 경희대, 상명대, 조선대, 건국대를 차례로 꺾었고, 5월 11일, 연세대를 다시 만나 92-78로 꺾었다. 이후 중앙대의 질주는 계속됐다. 단국대, 동국대, 명지대를 잡았고, 고려대와 1위 결정전을 가졌다. 급제동이 걸린 건 이때였다. 이 경기를 이우정은 가장 기억에 남았고, 또 잊을 수 없는 경기로 뽑았다.

이우정은 “풀 영상으로 몇 번을 돌려봤는지…”란 말로 고려대전 이야기를 꺼냈다. “연세대, 단국대 전을 앞두고 연습경기를 했을 땐 분위기가 참 좋았었어요. 그런데 고려대 전을 앞두고는 선수들이 집중을 못 했던 것 같아요. 혼나기도 했었고요. 경기 이틀 전까지 분위기가 그랬거든요. 결과적으로 졌으니깐…, 고려대가 승부처에 강하다는 걸 느꼈죠.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10초 남은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말이에요.”

그 경기에서 이우정은 20득점(4리바운드 7어시스트)을 터뜨렸다. 2점슛, 3점슛 성공률도 57%, 43%로 나쁘지 않았다. 1쿼터는 이우정, 2쿼터는 양홍석이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전반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대는 분위기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역전을 허용한 가운데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고, 김국찬이 마지막으로 던진 3점슛도 림을 돌아 나오며 중앙대는 2010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처음으로 1위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중앙대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한양대)에서 승리를 따내 2위(14승 2패)로 리그를 마쳤다.

경기 경험 부족이 드러난 경기였지만, 이우정에게는 어느 경기보다 의미 있었던 경기였다. “저도 다른 경기보다 욕심이 좀 있었어요. 그날 슛감이 좋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양)홍석이가 저한테 패스를 준 거 같은데, 사실 받아서 던지면서 ‘큰일 났다, 길다’란 생각을 했어요. 이후에 리바운드 뺏기면서 (승리하기)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플레이오프 때 결승에서 고려대를 만나서 무조건 이겨야죠. 복수 해야죠.”

 

※ #성격, #입사 후 포부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

# 영상촬영 및 편집_김남승 기자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주민영 기자)

  2017-07-22   강현지(kkang@jumpball.co.kr)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