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청 캐비닛 문건, 국정농단 재판·수사 새 변수로

최종혁 2017. 7. 2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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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된 문건 중 일부를 공개하면서 국정농단 재판, 검찰 수사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법 위반이다, 국정농단의 전모가 드러났다, 공방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오늘(21일) 최 반장 발제에선 문건 공개 파장, 그리고 박 전 대통령 재판 얘기를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다음달 4일 결심공판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은 주요 증인 신문이 마무리된 만큼 오늘 여유로운 모습으로 법정에 나왔습니다. 이 부회장 재판 증인 출석을 거부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다친 발가락은 다 나은 걸까요. 오늘은 옅은 웃음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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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적당히 바람이 시원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유후~ 끝내줬어요~ 긴장한 탓에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았죠 바보같이~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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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니깐요. 박 전 대통령, 호송차에서 내려 걸음을 옮기다가 잠깐 멈칫 하더니 미소를 띠며 교도관에게 뭐라고 말을 건네는데요. 입모양이 정확하진 않지만 "아이쿠야" 같기도 하고요. 교도관은 아래쪽을 한번 스윽 보는데요. 추측해보건대 박 전 대통령이 통증이 있는 발과 관련된 얘기를 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또 요즘 폭염경보에 열대야까지 "정말 더워서 못 살겠다" 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폭염에도 한결같이 재킷을 입고 있습니다. 알고 봤더니 평소 더위를 잘 안 타는 체질이라고 합니다.

[전여옥/전 의원 (지난 18일, 채널A '외부자들'/음성대역) : 박 전 대통령은 더위를 잘 타지 않았어요.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아서, 회의할 때 참 힘들었는데요. 당 대표 시절엔 운전기사와 안봉근 보좌관을 땀 범벅으로 만들기도 했었죠.]

과거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에 '금성 골드스타 에어컨'이 있었던 것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나 본데요. 전 전 의원 "청렴하다고 칭찬했지만 사실 필요가 없어서 그냥 가지고만 있던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매주 4번씩 출석하는 중앙지법 대법정, 에어컨이 아주 잘 나오기로 유명한데요. 박 전 대통령 측 요청으로 냉풍구 일부를 비닐로 막아놨다고도 합니다.

여튼 서론이 좀 길었는데요. 막바지를 향해가는 국정농단 재판에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더위는 아니고요. 바로 청와대 캐비닛 문건입니다.

[박수현/청와대 대변인 (지난 14일) : 7월 3일, 한 캐비닛에서 이전 정부 민정비서관실에서 생산한 문건을 발견했습니다.]

[박수현/청와대 대변인 (지난 17일) : 정무기획비서관실 입구의 행정요원 책상 하단 잠겨진 캐비닛에서 다량의 문건들을 발견하고…]

[박수현/청와대 대변인 (어제) : 국정상황실과 안보실 등에서 다량의 이전 정부 문건이 발견되었습니다.]

어제 공개한 상황실 문건엔 삼성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등 청와대와 삼성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내용이 다수 있었습니다. 뇌물죄 재판의 핵심인 박 전 대통령과 삼성 간의 '거래' 의혹을 부각시킨 겁니다.

보수논객 육성 보수단체 지원 등 특정 이념 확산을 주도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공개했습니다. 민정수석실 메모에서도 보수단체 지원과 관련한 의혹이 있었는데요. 현재 수사중인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연관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쯤 되자 야권에서는 청와대가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에 개입하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그 어떤 전임 정부에서도 볼 수 없는 치졸하고도 불법 무도한 행위일 뿐인 것입니다. 전임 정부에 대한 정부 보복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김영우/바른정당 최고위원 : 많은 사건들은 이미 검찰이 수사 중이고, 또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습니다. 사법적인 지금 진행 절차에 있어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 문건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전방위적인 국정농단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검찰에 고발한 만큼 법 위반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야당은 공개된 문건이 지정기록물 사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지만 청와대는 비밀로 분류된 문건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재판의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오늘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석에 있던 한 남성이 갑자기 대성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재판부의 퇴정 명령에도 난동을 부렸다고 하는데요.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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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구성 > "흑흑흑… 대통령님!!! 대통령님!!!" "퇴정을 명하고, 앞으로 입정을 금지합니다!" "왜 퇴정입니까! 왜 울지도 못하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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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쪽 얘기를 들어보니까. 어렵게 당첨된 방청권으로 대통령을 보니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서 울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엔 "내가 박근혜의 딸이다"라고 주장하는 방청객도 있었는데, 현재 논의 중인 재판 중계 결정이 내려지면 이런 장면을 이제는 시청자분들도 생중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 청와대 문건 공개, 국정농단 수사 2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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