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알고도?..유럽行 강행 충북도의원들 뒷말도 무성

이병찬 입력 2017. 7. 2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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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충북도의회가 물난리 속에 국외 연수에 대한 비난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강행한 배경을 두고 억측이 무성하다.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20일 충북 청주시 문화동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수해 중 유럽 국외 연수로 물의를 빚은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과 자유한국당 박봉순(청주8) 의원(오른쪽부터)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2017.07.20. bclee@newsis.com

21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연수 계획을 세우고 이를 맡아 추진할 여행사도 선정한 행정문화위원회는 지난 3월과 5월 각각 연수를 추진하려다 여의치 않아 연기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8일부터 8박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공서와 관광지 등을 둘러보기로 확정하고 같은 날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출발 이틀 전인 15~16일 충북에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도의회는 17일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구한 뒤 곧바로 짐을 꾸려 떠난 셈이다.

출발 당일까지 이번 유럽 연수에는 행문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1), 이언구(충주2), 박한범(옥천1), 박봉순(청주8) 의원과 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이 참여하기로 했으나 이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돌아왔다.

이 의원은 요통을 이유로 출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같은 위원회 민주당 연철흠(청주9) 의원은 애초 불참키로 해 항공권 예매 등 사전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유럽 연수 참여 의원들은 당일 오후 2시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지역 언론의 취재는 같은 날 오전부터 시작됐고,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부터 비판 기사가 올라왔다.

도의회 사무처는 언론의 취재 내용 등을 수시로 윗선에 보고하는 것이 관례다. 비행기 탑승 이전에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앞날'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으나 파리행 탑승권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해당 의원들은 공항에서 이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는 이 의원이 굳이 자신이 사는 충주에서 '예의상' 인천공항까지 달려가 연수 불참을 통보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홍준표 당 대표가 청주 수해 현장에 왔을 때 홍 대표 옆에서 '열심히' 수해 복구작업을 했다. 홍 대표는 유럽 연수 의원들을 "정무적 판단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전날 조기 귀국해 기자들과 만난 박 의원과 최 의원에 따르면 애초 불참키로 한 연 의원을 제외한 5명의 행문위 소속 의원들은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하면서 출발 여부를 다시 숙의했다.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주요 당직자와 당원 등 100여명과 함께 지난 16일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활동을 하고 있다. 2017.07.19 inphoto@newsis.com

5명의 의원 중 2명은 추진 중단 의견을 냈다. 두 의원은 "도의원 임기 중 마지막 국외 연수인 데다 추진 중단이 소수 의견에 그쳐 출국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의원은 유럽 국외 연수 추진에 찬성했으나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두 의원은 "간다고 했던 이 의원이 인천공항에서 갑자기 꼬리뼈가 아파 못가겠다고 해 황당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물난리 속 유럽 연수 강행 추진에 처음부터 반대했다면 반대 3, 찬성 2로 출국하지 않았을 거란 얘기다.

이들이 비행기에 오른 이후인 같은 날 오후 물난린 속 유럽 연수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파리에 도착한 이후 국내 상황을 파악한 의원들은 귀국 여부를 논의했으나 이 역시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과 최 의원은 "귀국에 관한 의견 통일이 안 돼 파리에 도착한 뒤 바로 헤어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박한범 의원은 유럽 연수 일정 취소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도의회는 귀국하지 않은 김 의원과 박한범 의원이 2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귀국해 대도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인 박 의원과 최 의원은 이날 수해복구 현장으로 달려갔다.

자유한국당은 김 의원 등 당 소속 의원 3명을 제명하기로 했으며 민주당도 최 의원을 충북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다. 제명은 당원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다.

bc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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