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촉천민→변호사→상원의원, 그리고 印 대통령 자리에 오르다

진상현 기자 입력 2017. 7. 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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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불리는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 대통령이 나왔다.

달리트 계층의 표심을 파고들어 지지 기반을 강화하려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인도 집권당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빈트 당선인은 1945년 10월1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의 한 마을에서 달리트 중에서도 낮은 계층인 코리 카스트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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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역대 두번째 최하층계급 출신 코빈드 대통령..모디 총리, 집권여당 지지기반 강화 전략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불리는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 대통령이 나왔다. 달리트 계층의 표심을 파고들어 지지 기반을 강화하려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인도 집권당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람 나트 코빈드(71) 후보가 제1 야당 인도국민회의(INC) 메이라 쿠마르 전 연방하원 의장을 누르고 65.6% 득표율로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인도에서 불가촉천민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1997년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프라납 무커지 현 대통령은 다음 주 월요일(24일) 퇴임한다.

인도 대통령은 헌법상 군 통수권자이자 국가 원수로 규정돼 있고, 선거 요구권, 사면권, 법률안 거부권 등을 가진다. 하지만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대부분의 권력은 내각을 이끄는 총리에 있다. 선출 방법도 국민 전체가 투표하는 직선이 아니라 연방 상원·하원 의원과 주의회 의원들의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코빈트 당선인은 1945년 10월1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의 한 마을에서 달리트 중에서도 낮은 계층인 코리 카스트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해 1994년부터 2006년까지 BJP 소속 상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이후에는 비하르주 주지사로 일했다.

코빈트의 당선은 인도 내부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달리트 층의 표를 확보하기 위한 집권여당의 전략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도의 한 정치분석가는 "동물적인 정치 감각을 지닌 모디 총리는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어떤 정치적인 파괴력을 갖는지 알고 있다"면서 "이번 대통령 선출을 통해 BJP를 잠재적으로 도울 수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라고 말했다.

코빈트도 당선 후 TV 인터뷰에서 시골 지역 주민들과 노동자 계층을 향해 "나는 오늘 그들을 대표해서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간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나의 당선은 인도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코빈드가 우타르프라데시주 출신이라는 점도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다. 모디 총리가 인도의 주류인 힌두교인들 간의 광범위한 연합 구축에 힘을 기울일 수 있다면 오는 2019년 총선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이곳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BJP는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도 집권당이지만 역사적으로 달리트 계층의 표를 많이 얻지는 못했으며, 인도 전역에서 달리트 계층을 들끓게 하고 있는 최근 이슈들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해 달리트 출신의 한 학자가 우익 힌두교 대학 단체와의 언쟁 후에 자살했다. 달리트들은 또 소를 도축했다고 힌두교 군중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지난 5월에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달리트와 다른 상위 카스트 간의 충돌이 반복됐다. BJP는 모디 총리의 지휘 아래 이미 달리트 층 표심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수년간 우타르프라데시주 선거에서 BJP가 승리한 바 있다.

코빈드는 BJP 소속으로 정부와 보조를 맞춰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당선은 집권여당의 국정 역량을 결집하는 의미도 있다. BJP는 지난 집권 후반에는 야당을 고려해 BJP 소속이 아닌 이슬람교도인 압둘 칼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타협이 불필요했다.

진상현 기자 jisa@mt.co.kr,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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