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의시사전망대] 고3 학부모 "학생부 기재 한 줄 한 줄이 다 돈이다"

2017. 7. 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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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SBS 이병희 기자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방송일시 : 2017년 7월 21일 (금)
■대담 : SBS 이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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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 100%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학생들 사이에선 대세 전형
-학생생활기록부 부모의 네트워크 인맥으로 결정? 상당수 학부모가 일종의 로드매니저
-고 3 수험생 학부모 "학생부에 기재되는 한 줄 한 줄이 다 돈이다"

▷ 박진호/사회자:

요즘 이른바 금수저 전형 논란에 휩싸여 있는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이 문제입니다. 특히 교육부는 그제 내년도 대입 수시 모집 요강을 발표했는데. 전체 신입생의 74%를 수시 모집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의 경우에 수시 모집의 약 60% 정도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 학생부종합전형은 여러 가지 취지, 또 장점이 있는 전형이기는 하지만. 또 과도한 사교육을 추가로 부른다는 논란. 그래서 부유층에 특히 유리하다. 이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심층 취재했던 SBS 보도국 기획취재부의 이병희 기자를 연결해서 얘기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이병희 기자 안녕하세요.

▶ SBS 이병희 기자:

네.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논란이 있는데도 이번에도 수시 모집 비중이 늘었네요?

▶ SBS 이병희 기자:

네. 그렇습니다. 비중이 많이 늘었죠. 먼저 수시 모집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수시 모집 비중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 20% 정도 대였습니다. 그러니까 정시 모집을 보완하는 개념이었죠. 그런데 이 비중이 급속하게 높아졌고 2000년대 중반쯤에 역전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입에서는 완전히, 74%가 수시고 정시가 20%대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이 학생부종합전형이 수시 모집의 대세로 불린다고 하면서요. 계속 논란이 일고 있는데도 그런가봐요?

▶ SBS 이병희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드릴게요. 학생부종합전형은 그 학생의 학교 시험 성적 뿐 아니라 그 외 다양한 활동,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입니다. 교과 성적과 함께 각종 교내 대회 수상 실적, 봉사 활동, 동아리 활동, 소논문. 이런 일명 비교과적인 활동이 주된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전국 대학이 수시 모집의 32%를 학종으로 선발하는데. 서울대를 포함한 서울에 있는 11개 대학은 약 60%, 훨씬 많죠. 60%를 학종으로 선발합니다. 특히 서울대는 수시 모집 100%를 학종으로 뽑기 때문에 학부모들, 학생들 사이에서 이것은 대세 전형이다. 이렇게 말이 돌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제가 언급했던 금수저 전형이라는 꼬리표가 왜 붙고 있는 겁니까?

▶ SBS 이병희 기자:

한 마디로 말하면 부모의 경제력, 부모의 네트워크, 인맥. 이런 것에 따라서 자녀 대학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붙게 된 꼬리표입니다. 학생들은 개개인마다 학교의 학생생활기록부라는 개인 자료 카드를 갖고 있습니다. 일종의 학업 이력서 같은 건데요. 고등학교 3년 동안 학생생활기록부가 얼마나 잘 만들어지느냐. 여기에 따라서 대학 입시가 갈린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단순히 학생의 시험 성적만 기재되는 게 아니라, 각종 대회 수상 실적, 학교에서 하는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해외 연수를 가거나 독서 활동을 하거나 자신이 작성한 소논문 내용. 이런 것들이 세세하게 기록되는 것이거든요. 물론 학생 스스로 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학부모가 일종의 로드 매니저처럼 곁에서 챙겨줘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거든요. 제가 만났던 한 고3 수험생 학부모는 ‘학생부에 기재되는 한 줄 한 줄이 다 돈이다’. 이렇게 털어놨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면 이렇게 학생부 전형 제대로 하려면 부모가 돈을 많이 써야 되거나. 부모의 인맥을 동원해서 봉사활동 같은 실적을 남겨야 한다. 이런 말씀인 거죠?

▶ SBS 이병희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고3 학부모를 한 명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 이 학부모도 학생부전형 워낙 복잡해서 어떻게 준비할지 막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1월 경에 한 입시 컨설팅 회사를 찾아갔는데. 그동안 학생이 갖고 있는 성적 자료, 그리고 학생이 썼던 글들을 가져와서 상담을 받으라 해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먼저 일단 한두 시간 정도 상담을 하는데 1백만 원 입금을 해야 상담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해서 일단 놀랐다고 하고요. 상담을 시작하면서 더 기가 막혔다고 합니다. 사교육 업체 사람이 학생이 쓴 글을 훑어보더니 갑자기 휙 던지더니, 이렇게 쓰면 합격 못한다. 전문적인 사람들이 기가 막히게 써야 대학 갈 수 있다고 대뜸 겁을 줬다고 합니다. 또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이렇게 상담을 해줬다고 하는데요.

보통 봉사활동에서는 어필을 못한다. 기가 막히게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차가 있으시냐. 그러면 일단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와 함께 산골 오지 마을로 들어가라. 그래서 거기 있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과 체육 활동을 하면서 봉사를 시켜라. 그리고 서울에서 가끔씩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 아이들을 초대해서, 차로 데려와서 같이 응원해라. 이렇게 실적이 딱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야 대학에 어필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실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조언을 했다고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이병희 기자가 학생들의 대학 입시 자료, 그러니까 학생부 전형 자료겠죠? 이렇게 자료를 제출했던 소논문을 직접 수집해서 검정을 해봤다고 하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 SBS 이병희 기자:

일단 소논문 세 편을 한 번 살펴봤고. 이 논문을 가지고 서울대 박사과정생 두 명, 그리고 교수님 한 분. 이렇게 세 명에게 자문을 받아봤습니다. 공통적인 의견은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쓸 수 없는 내용이다. 이렇게 나왔습니다.

한 박사과정생은 이렇게 쓰면 대학원에서도 A+ 수준이다. 40명 정도 대학원생이 썼다고 하면 한 서너 명 정도가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응답을 했고요. 교수님도 이 논문을 보더니 이 정도 결과를 내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실험을 직접 해야 하는데. 그 바쁘다는 고등학생들이 과연 이걸 직접 할 시간이 있었겠느냐. 또 이런 실험을 하려면 장비와 연구 공간이 필요할 텐데. 적어도 아버지가 대학 교수나 연구원, 아니면 그런 시설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지 않으면 이런 논문 못 쓴다. 이렇게 평가하더라고요.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SBS 이병희 기자:

네. 알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SBS 보도국 기획취재부 이병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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