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성용, 2012년 새누리 경선 때 박근혜에 거액 후원금 냈다
[경향신문] ㆍ상한액 1000만원…여론조사 1위로 미리 줄대기 의심
ㆍ검찰, 경영지원본부장 소환 이어 하 대표도 조사 계획
방위산업 비리와 횡령 등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66)가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에게 거액의 정치후원금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하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 만인 2013년 5월 KAI 대표로 취임해 지난해 5월 연임까지 성공했다. 20일 KAI 경영진 중 처음으로 이모 경영지원본부장(57)을 소환한 검찰은 이르면 다음달 초 하 대표를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하 대표는 이날 사임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2012~2016년 연간 300만원 초과 정치자금 기부자 명단’을 보면 하 대표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 중이던 2012년 8월2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법정상한액인 1000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1000만원을 후원한 사람은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주영 한국당 의원, 홍사덕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원장 부인 임경미씨 등 내로라하는 친박계 인사들을 포함해 57명에 불과했다. 하 대표가 박 전 대통령과 18대 대선 전부터 친분이 있었거나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박 전 대통령에게 미리 줄을 대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 대표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KAI에서 재무실장·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고문 등을 지내다 2011년 8월 성동조선해양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후원금을 낼 당시에는 성동조선해양 사장을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출범 뒤인 2013년 5월 KAI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대표 취임 한 달 전인 그해 4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당시 KAI 사장 후보로 거론되던 하 대표의 횡령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이 담긴 진정서를 접수했지만 하 대표 인선이 강행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이날 하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KAI 이 본부장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4일 경남 사천에 있는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 18일에는 KAI 협력업체 5곳을 압수수색한 검찰이 KAI 경영진을 소환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KAI 경영 전반에 관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며 “하 대표는 이르면 다음달 초순이나 중순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KAI가 무기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 개발비를 부풀려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기고 이 과정에서 하 대표 등 경영진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하 대표의 인선과 연임 과정에 불거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하 대표는 이날 열린 KAI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하 대표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며 “그동안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쌓아올린 KAI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지금의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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