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내비 경쟁 '자율주행 빅데이터' 선점 노린다

주영재 기자 2017. 7. 2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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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T-LG유플러스 내비게이션 통합브랜드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두 회사의 내비게이션을 합친 ‘원내비’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율주행차 시장을 겨냥한 통신사들의 빅데이터 수집 경쟁에 불이 붙었다. 교통·지리 정보 축적에 활용되는 내비게이션 앱을 둘러싸고 데이터를 한 조각이라도 더 모으기 위한 합종연횡과 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까지 치열한 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20일 종전 두 회사의 ‘KT내비’와 ‘U+내비’를 통합, ‘원내비(ONE NAVI)’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원내비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의 정확도를 높이고 교차로 진출·입 시 동영상으로 경로를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양사는 지난해 2월 실시간 교통정보를 공유하는 협력관계를 맺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브랜드를 통합해 양사가 보유한 모든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했다. SK텔레콤 사용자도 이 앱을 사용할 수 있어 개방과 공유라는 두 방향으로 사용자 확충의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KT와 LG유플러스 내비게이션 앱의 월 이용자는 각각 300만명, 100만명으로 이를 합치면 카카오내비의 이용자 수와 비슷하다.

SK텔레콤은 이날 무료 개방 1주년을 맞은 자사 T맵의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타사와 알뜰폰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8만명에서 210만명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무료 개방 후 T맵의 주당 교통정보 이용 건수는 21억건에서 37억건으로 72% 증가했다. 이해열 SK텔레콤 T맵사업본부장은 “T맵 전면 무료화로 이용자가 늘어나고, 교통정보 데이터가 늘면서 보다 정확한 길 안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통신사들의 내비게이션 앱 경쟁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고객 확보 차원에서 서비스 및 시장 점유율 향상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자율주행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떠오르면서 기술 개발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 성격이 짙어졌다.

자율주행은 지리정보와 교통정보 등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소비한다. 내비게이션은 사용자 수가 많을수록 생성 정보가 많아지고 정확도도 높아진다.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정보인 지리정보는 물론 사용자의 운전 패턴과 맛집 정보까지 다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은 자동차 제조사의 경쟁을 촉발했고 여기에 자동차와 자동차, 자동차와 주변 사물 간에 통신이 결합하면서 통신사들이 가세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은 내비게이션이다. 자동차가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자율주행이라면, 내비게이션은 교통 흐름에 따라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내비게이션은 자율주행의 핵심 기능으로 내비게이션 앱은 추후 모양을 잡아나갈 자율주행 플랫폼의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브랜드 통합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분야의 빅데이터 축적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내비게이션은 향후 자율주행을 위한 통합형 허브의 하나로 진화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미래 시장을 준비하는 데 필수적인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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