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제주 해녀 김은주 씨 "바다가 좋아 해녀로 변신..제주 살려면 서울 싹 잊어야"

심성미 2017. 7. 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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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YOLO·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태도)' 열풍이 불면서 제주도 이주가 유행됐다.

2012년 제주로 내려가 겪은 일을 에세이로 엮은 《명랑해녀》의 저자 김은주 씨(49·사진)도 그중 한 명이다.

제주에 내려가 민박집이나 카페를 차린 대부분의 제주 이주족과 다른 점이 있다면 김씨는 해녀가 됐다는 것이다.

제주도 이주 열풍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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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 명랑해녀

[ 심성미 기자 ]

‘욜로(YOLO·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태도)’ 열풍이 불면서 제주도 이주가 유행됐다. 경쟁에 지친 이들은 쉴새 없이 돌아가는 쳇바퀴에서 잠시 내려 여유를 느끼길 원했다. 2012년 제주로 내려가 겪은 일을 에세이로 엮은 《명랑해녀》의 저자 김은주 씨(49·사진)도 그중 한 명이다. 제주에 내려가 민박집이나 카페를 차린 대부분의 제주 이주족과 다른 점이 있다면 김씨는 해녀가 됐다는 것이다. 서울 토박이인 그는 비즈공예 사업가로 큰돈을 벌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기에 주변 사람들은 그의 선택에 적잖게 놀랐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탓에 일보다 사람에 대한 염증이 왔어요. 프리다이빙을 취미로 즐기면서 제주 바다를 즐겨 찾다가 제주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처음부터 눌러앉으려던 건 아니었고 ‘일단 1년만 살아보자’고 내려온 건데, 평안함에 매료됐어요. 자존감도 높아지고요. 다시 서울로 가서 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해녀라는 직업은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의 대명사다. 김씨를 따라 동갑내기 남편 김형준 씨도 해남이 됐다.

아무리 다이빙이 좋다고 해도 해남·해녀를 직업으로 택하는 데에는 고민이 있었을 테다. 저자는 “입수했을 때 바다가 나를 안아주는 느낌이 좋다”고 했다. “물질은 내가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물이 돌아와요. 정직하게 일한 만큼 인정받으니까 점점 해녀 일에 더 애착을 갖게 됩니다.”

제주에 와선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훨씬 더 많아졌다. “제주에서는 동네 어르신들이 가족 돌보듯 챙겨주세요. 제주만의 정(情)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해요.”

제주도 이주 열풍은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제주에 적응하지 못해 육지로 다시 올라간 이들도 적지 않다. 김씨는 “서울 생활을 싹 잊고 와야 잘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득은 줄어들 텐데 물가는 서울보다 훨씬 비싸요. 검소하게 자급자족하지 않으면 금방 통장이 바닥날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이웃 간 관계’다. 제주 주민들의 텃세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그들이 살던 공간에 나중에 들어간 거니까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끔 나를 낮추고 같이 섞이려는 노력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불편하고 가난해도 김씨는 아직 제주를 떠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다시 서울로 가면 편하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겠죠. 그래도 다시 돌아가고픈 마음은 없어요. 이곳에서 물질하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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