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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자살한 22사단 일병, 구타와 가혹행위 시달려"

입력 : 2017-07-20 19:34:35 수정 : 2017-07-20 21: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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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병으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던 육군 제22사단의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오후 4시쯤 육군 제22사단 소속 K일병(21)이 경기 성남 분당의 국군수도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투신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맨 뒤)이 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열린 육군 22사단 구타, 가혹행위 자살사건 긴급 기자회견에서 가해자 즉각 구속과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인권센터는 지난 4월 강원 고성의 제22사단으로 전입한 K일병이 병장 1명과 상병 2명 등 선임병 3명의 폭언과 욕설, 폭행에 시달렸다고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주장했다.

훈련 중 부상으로 앞니가 빠진 상태였는데, 이를 두고 선임병들이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냐" 등 폭언을 일삼았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이다. 멱살을 잡히거나 욕설을 듣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k일병은 이런 내용을 자신의 휴대용 수첩에 기록했으며, 유족들이 유품 확인 과정에서 발견했다.

또 K일병의 지갑 속 메모에서 "엄마 미안해"라며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이겨낼 자신이 없어"라는 글도 발견됐다. "매일 눈을 뜨면 괴롭고 매순간 모든 게 끝나길 바랄 뿐이야"라며 "편히 쉬고 싶어"라는 메모도 적혀 있었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K일병은 치아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으며 인솔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부대 동료와 함께 동료 아버지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출처=연합뉴스
센터 측은 "K일병은 지난 14일 부대 내 고충 상담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사실을 이미 보고한 상태였다"며 "이후 '배려병사'로 지정돼 GOP 근무에서 배제됐으나 가해 병사들과 분리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려병사로 지정되고 인솔 간부 하나 없이 내보내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이 자리에서 "제22사단은 GOP 총기난사 사건과 2017년 1월 일병 자살 사건이 일어난 곳"이라며 "지난 사건들로부터 아무런 반성도, 교훈도 얻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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