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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설치류 같단 생각 들어”… 김학철 충북도의원 막말 파문

입력 : 2017-07-20 19:19:28 수정 : 2017-07-20 22: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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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에도 외유 떠난 도의원들 / 시민단체 “즉각 사퇴·제명시켜야” / 한국당 ‘제명’ 권고 윤리위 회부
최악의 물난리 속에서 유럽 외유에 나선 자유한국당 김학철(사진·충주1) 충북도의원이 국민을 ‘설치류’에 빗대 막말을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일 현재 유럽에 체류 중인 김 의원은 지난 19일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외유를 비판하는 여론과 관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lemming)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다. 1980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이 한 미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은 레밍과 같아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 그에게 우르르 몰려든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의원을 비롯해 함께 외유를 떠난 자유한국당 박봉순(청주 가경·강서동)·박한범(옥천)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 의원은 비난 여론이 커지자 조기 귀국을 논의했지만 김 의원은 끝까지 반대를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0일 성명을 통해 “김 의원의 ‘설치류’ 발언은 수해복구에 여념없는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사상 최악의 수해로 큰 고통을 받는 도민이 있는 상황에서 한 발언은 더 치욕적이고 모욕적”이라고 비난했다.
 
외유 논란 충북도의원 사과 20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에서 수해 속에 유럽 외유에 나섰다 비난을 받은 자유한국당 박봉순 도의원(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의원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연대회의는 또 “도를 넘는 망언을 한 김 의원은 즉각 사퇴하고, 한국당은 그를 즉각 제명해야 한다”며 “시민사회단체는 수해를 당한 도민을 외면하고 외유를 떠난 도의원들에 대한 사퇴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당무감사위원회를 열어 충북도의회 김학철·박봉순·박한범 도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인 ‘제명’을 권고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21일 오전 윤리위원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도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봉순 의원과 최 의원은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모든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당장 내일부터 모든 일을 제쳐 놓고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 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철·박한범 의원은 항공권이 확보되는 대로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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