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2사단.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육군 22사단 자살 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육군 22사단.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육군 22사단 자살 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육군 22사단에서 한 일병이 선임의 가혹 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육군 22사단 자살 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의혹을 발표했다.

센터에 따르면 일병 A씨는 지난 4월 육군 22사단으로 전입 온 이후 선임들의 폭언, 욕설, 폭행 등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왔다. A씨는 전날 치과 외진을 받기 위해 국군수도병원을 찾았으나 7층에 위치한 도서관 창밖으로 투신해 사망했다.


특히 A씨는 사망 당일 인솔 간부도 없이 부대 동료와 함께 동료 아버지의 차로 병원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A씨가 선임들로부터 지속해서 가혹 행위를 당했으며 이 내용을 부소대장에게 보고해 '배려병사'(관심병사)로 지정됐지만 부대에서는 GOP 투입 배제 외에 가해 병사들과 분리 조치하는 등의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군이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육군 22사단 헌병대 수사관들이 A씨의 유품 가운데 유서, 가혹 행위 사실이 적힌 수첩 등을 수사 자료라며 유족들에게 돌려주지 않았으며 사고의 원인을 부대 관리 '실수'라고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임 소장은 "문재인정부는 국방 개혁의 의지를 천명하고 병영 내 부조리를 근절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며 "하지만 육군은 또다시 (병영 부조리 사건에 대한)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고질적인 병폐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센터는 A씨에게 가혹 행위를 행한 선임들을 엄히 처벌하고 지휘관들에게 징계를 내리며 A씨를 순직 처리할 것을 육군에 요구했다.

육군은 센터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에 대해 한 점 의심 없도록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