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위반' 이진영 무죄 받자마자 "악법 어겨서 깨뜨리자"(종합)

최동현 기자 입력 2017. 7. 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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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의 '국가와 혁명' 등 사회주의 서적과 '주체사상' 등 북한 관련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고 반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씨(50)에게 법원이 20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을 운영하며 129권의 사회주의·북한 관련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고 인터넷을 통해 이를 반포함으로써 국가의 존립과 안전, 자유민주적 질서를 위태롭게 하고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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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이적표현물 소지등 인정되나 국가전복·선동 아냐"
이진영 "국보법은 희대의 악법"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씨가 20일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2017.7.20/뉴스1© News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레닌의 '국가와 혁명' 등 사회주의 서적과 '주체사상' 등 북한 관련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고 반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씨(50)에게 법원이 20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법원의 무죄 판결로 석방된 이씨는 법원 앞에서 "악법은 어겨서 깨뜨리라는 말처럼 국가보안법을 어겨서 깨뜨려 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이날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을 운영하며 129권의 사회주의·북한 관련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고 인터넷을 통해 이를 반포함으로써 국가의 존립과 안전, 자유민주적 질서를 위태롭게 하고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동자의 책은 마르크스·레닌의 저서 등 1970~80년대 사회과학·노동 관련 서적을 비롯해 '주체사상' 등 북한 관련 도서와 PDF 파일 약 7000여권의 진보성향 문건(도서 3990권, PDF 도서 3011권)을 보유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에게 책을 제공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월2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가 '강철서신' '미제침략사' 등 이적표현물 70권을 반포하고 22권을 판매한 데다 37권을 소지했다"며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구형했다. '반포'란 불특정 혹은 다수에게 퍼뜨려 열람할 수 있게 하는 행위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기소 근거가 된 책들은 전체 소장도서의 1.6%밖에 되지 않고 서적을 다운로드 받으려면 회원가입이 필요해 대법원 판례상 반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한다"며 "기소된 이적표현물 129건 중 86건은 이적성이 있다고 보인다"며 이 대표가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점을 인정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이적표현물을 반포했는지 여부'에 대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이적표현물을 게재했고 회원 수가 1만2000명이 넘는 다수의 사람을 상대로 무료로 열람하게 하거나 이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한 것은 반포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운영하는 '노동자의 책' 일부 표현물에 이적성이 있고 그가 이를 반포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적표현물로 반포·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이 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설령 그러한 목적이 인정되더라도 이 대표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정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를 설명했다.

이 대표의 변호인 김종보 변호사는 "광장에서 든 촛불로 시대가 바뀌고 있고 그 결과 사법부가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인정하고 엄격하고 올바른 결정을 한 것"이라고 평하며 "우리의 개인적 자유가 국가보안법이라는 희대의 악법을 통해 얼마나 침해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기회"라고 무죄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도 "혼자라고 느꼈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저를 응원하고 있음에 큰 힘을 얻었다"며 "악법은 어겨서 깨뜨리라는 말처럼 국가보안법을 어겨서 깨뜨려 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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