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새 드라마 '조작'이 조작된 세상에 일침을 날린다.

20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사옥에서 SBS 새 월화드라마 '조작'(극본 김현정•연출 이정흠)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남궁민, 문성근, 엄지원, 유준상, 전혜빈과 이정흠 PD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작'은 정체불명 '기레기' 한무영(남궁민)과 소신 있는 진짜 기자 이석민(유준상), 패기 넘치는 검사 권소라(엄지원)가 하나로 뭉쳐 변질된 언론에 통쾌한 일격을 가하는 드라마다. 여기에 극 중 굴지 언론사 대한일보 상무 구태원(문성근)이 진실을 조작하는 악의 축으로, 워킹맘이자 열혈 사진기자 오유경(전혜빈)이 가세한다.

이름만 대도 알 법한 출연진에 비해 작가와 감독은 신인이다. 김현정 작가와 이정흠 PD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정극 드라마에 도전하기 때문. 두 사람은 과거 단막극 '너를 모른다'에서 작가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만큼 두 사람은 남다른 각오로 이번 작품에 임했다.

이와 관련해 이정흠 PD는 "냉혹한 드라마 바닥에서 작가나 감독이 신인이라는 건 아무도 고려하지 않는 것임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그는 "베테랑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정흠 PD는 출연진에 대한 강한 신뢰도를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 참석한 다섯 배우 뿐만 아니라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아주 짧은 신들에도 불구하고 출연해줬다"며 "대본에서 느껴지는 자체의 힘 때문에 거절 않고 출연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그저 배우들이 뛰어 놀고, 연기하는 판을 깔아둔 것 뿐"이라며 "그 분들이 어마어마해서 제 입장에서 과분할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이정흠 PD는 기획 의도에 대해 "지난해부터 여러 기사를 봤을 때 국민들이 가장 청산하고 싶은 2대 적폐 세력으로 1번 '검찰', 2번 '언론'이라 꼽는 것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아무래도 국민들이 언론과 검찰에 기대하는 바가 큰데 이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또한 그는 "그런 검찰과 언론이 상식적으로 일했을 때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고민했다"며 "이들이 제대로 기능했을 때 세상이 얼마나 상식적으로 돌아가는지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흠 PD는 "'조작'이 거창한 정의를 추구하는 작품은 아니"라며 "이 자리에 참석한 배우들의 캐릭터 역시 각자의 이해관계와 여러 가지 사건이 엮여서 속물적인 점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 살고, 그 상식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자 한다"며 "그만큼 거창하게 포장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정흠 PD는 "이야기와 주제는 무겁게 인물은 가볍게 하는 것이 저희 모토"라며 "극 구성을 따지자면 30%는 코미디, 30%는 장르물, 40%는 드라마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부터 진지하고 무거운 사람이 아니라서 '조작'은 가볍게 상식이 지켜지리라 만든 드라마"라며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을 것"라고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이정흠 PD는 "사람들의 기대가 제대로 구현될 때 얼마나 세상이 제대로 굴러가는 지를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배우들은 하나같이 작가와 PD의 조합에 '신인답지 않음'을 강조했다. 먼저 문성근은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을 때 소문을 들었다. 신인 작가가 대단한 작품을 쓰고 있다고 하더라. 출연 연락을 받았을 때 그때까지 나온 대본을 읽었다. 보통 드라마 보면 어디서 들은 격언을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작품은 그냥 작가가 만들어냈는데 기가 막히더라. 듣던 대로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사실 이정흠 PD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랐다. 그런데 10여 년 한 베테랑, 물이 오른 절정에 오른 감독 같더라. 콘티 낭비가 없고 주문도 정확하고 정확하게 찍더라. 굉장히 기분 좋게 찍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남궁민은 "전작 '김과장'을 한창 촬영하고 있을 때 잠도 못 자고 정신 없는 와중에 빨리 출연 여부를 답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사실은 '김과장'이 끝나면 빨리 쉬고 싶었다. 너무 많은 캐릭터에 에너지를 소비했기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드라마 끝나고 요청이 들어와서 대본을 읽어봤더니 너무 재미 있더라. 몸이 부서지더라도 이 드라마는 꼭 하고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 드라마를 하게 되면 제 힘만은 아니지만 성공시킬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시청률 적으로도 성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엄지원은 "대본을 받았는데 너무 너무 재미 있었다. 제가 맡은 검사 권소라 역을 생각했을 때 전문직이면서도 내면의 갈등이 있는 인물이 매력적이라 배우로서 한 번쯤 연기하고 싶은 인물이었다. 고민의 여지 없이 이런 작품에 임하는 게 감사해서 흔쾌히 출연하게 됐다"며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정흠 PD가 현장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훌륭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 갈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전혜빈은 "제가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 만으로도 굉장한 영광이다. 이렇게 훌륭하신 선배들과 작품에 임할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소재가 드라마로 풀기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찍으면서 드라마가 아닌 영화 찍는 기분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준상은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게 아주 좋았다. 이 이야기를 만든 시점이 정권이 바뀐 다음이 아니라 그 이전이었다"며 "만약 정권이 안 바뀌었어도 드라마를 만들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아마 그랬다면 더 큰 파장이 일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한 "이런 내용을 신인 작가와 PD가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용감하고 멋졌다. 이런 이야기가 잘 전달돼서 우리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부분,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대리만족을 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남궁민은 "희망 시청률을 실제 제가 원하는 것보다 10%P 정도 붙여 말해야 잘 되더라"라며 "그래서 희망 시청률로 37%를 말했다. 시청률이 다는 아니지만 화제성도 이끌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레기'가 일상 속 어휘가 된 상황, 매일 같이 쏟아지는 기사들에 진실을 추구하는 진짜 '기자'는 전설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이 가운데 '조작'은 저널리즘에 대한 가치와 희망 그리고 진실과 상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진실이 뒤집힌 세상, 그 세상을 뒤집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조작'이 조작된 세상에 어떤 일침과 물음표를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밤 10시 첫 방송.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