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진품' 발표에도 진행형인 '미인도' 논란

2017. 7. 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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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

이들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11월 프랑스 감정업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에 의뢰해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2%"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으나, 검찰은 지난해 12월 반대로 미인도가 천 화백의 작품이라고 발표했다.

천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는 20일 자신이 쓴 책 '천경자 코드'를 통해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새로운 근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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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간 풀리지 않은 난제..천경자 화백 유족 '위작' 주장 책 출간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천경자 코드'출간 기자회견에서 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17.7.20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

지난 2015년 작고한 천경자 화백은 1991년 4월 이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가 말한 자식은 그림이다. 당시 천 화백은 자신이 그린 것으로 돼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인도'를 보고 가짜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절필을 선언했다. 26년째 진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미인도 사건의 발단이다.

1977년 작품으로 알려진 미인도는 본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소장하고 있었다. 10·26 사태로 김 전 부장의 재산이 압수되면서 미인도도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곡절 끝에 1980년 5월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로 들어가게 됐다.

10년간 수장고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미인도는 국립현대미술관이 1991년 3월 기획한 순회전 '움직이는 미술관'에 전시작으로 포함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하지만 천 화백은 이 그림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화랑협회에 감정을 의뢰했고, 감정위원들은 그림의 양식적 특징과 색채를 두텁게 발라 올리는 기법, 안료 등이 천 화백의 화풍과 일치한다며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천 화백의 미국 출국으로 사그라졌던 미인도 논란은 1999년 권춘식 씨가 친구의 요청에 따라 돈을 받고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하면서 잠시 관심을 끌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전시된 미인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인도 진위 공방이 본격화한 계기는 천 화백의 별세였다. 권 씨는 지난해 3월 갑자기 "자신은 미인도를 그린 적이 없다"며 기존의 발언을 번복했다가 곧바로 "자신이 그린 것이 맞다"고 말을 뒤집었다.

천 화백의 유족 측은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6명이 미인도가 진품이 아닌데도 진품이라고 주장해 고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고소·고발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11월 프랑스 감정업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에 의뢰해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2%"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으나, 검찰은 지난해 12월 반대로 미인도가 천 화백의 작품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검찰은 8개월여의 조사 끝에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 감정, 미술계 자문 등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의 제작기법이 천 화백의 양식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 화백 유족 측은 위작이 확실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천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는 20일 자신이 쓴 책 '천경자 코드'를 통해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새로운 근거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천 화백은 1977년에 그린 다른 여인 그림에서 특정 부위를 숟가락으로 비비고 문지른 뚜렷한 흔적을 남겼지만, '미인도'에는 숟가락으로 문지른 흔적이 단 한 군데도 없다"면서 미인도는 조악하고 허술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인도의 진실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근본적으로 미술품 위작 문제는 명확하게 판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작가가 자기 작품을 못 알아볼 수는 없다면서도 국립현대미술관과 천 화백 유족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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