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안내판에 '강제징용' 언급 없어..약속 안 지킨 일본

정은혜 2017. 7. 20. 13: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해저에 묻힌 석탄을 캐기 위해 한국인 600명이 강제노역했던 군함도는 70여 년이 지난 현재 폐허로 변했다. 지난해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강제노역의 현장이었음을 알리는 안내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앙포토]
조선인 강제 징용의 슬픈 역사를 담고 있는 군함도(端島·하시마섬)에 최근 새로운 안내판이 들어섰다. 하지만 '강제 징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0일 "지난 주 군함도와 인근 다카시마(高島) 섬을 둘러보고 돌아왔다"며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군함도에 안내판 4개를 설치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최근 세운 것으로 보이는 안내판에도 조선인 강제징용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내용 없는 군함도 새 안내판 [서경덕 교수 제공]
대신 새 안내판에는 "군함도 탄광은 메이지 시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 중 하나이며 서양 산업혁명의 흐름을 수용해 공업국으로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설명이 달렸다. 연대 표기는 '1850년부터 1910년까지' 메이지 시대였다.

그러나 이는 일본이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약속했던 것을 지키지 않는 처사라는 게 서 교수의 지적이다. 일본은 당초 군함도와 다카시마 등의 등재를 신청할 때 연도를 '1850년부터 1910년까지'로 한정하려다 한국과 국제사회가 반발하자 강제징용 시기(1940∼1945년)를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일본은 등재 이후 어떤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 새 안내판에 강제징용 문구나 연도에서 시기를 강제징용이 종료된 1945년까지로 표기하지 않았다"라면서 "이는 강제징용을 감추려는 꼼수에 불과하며 명백한 역사왜곡"이라고 강조했다.
군함도 인근 다카시마섬의 석탄자료관 입구에 있는 안내 연표. 강제징용이 일어났던 1940년부터 1945년까지의 연도가 빠져있다. [서경덕 교수 제공]
군함도 인근 다카시마 섬도 4만여 명의 조선인이 강제로 징용된 역사가 있었지만 이 섬에 세워진 새 안내판에도 강제징용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 교수는 석탄자료관 입구 좌측에 있는 연표에도 강제징용 시기를 아예 빼버렸다고 증언했다.

서 교수는 올해 말까지 일본 정부가 약속한 강제징용을 알리는 정보센터 건립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금까지 8차례 군함도를 방문해 확보한 여러 사진 자료와 영상을 유네스코 측에 보내 '군함도 세계유산 철회운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공부가 쉬웠어요' 돌풍 장승수 변호사, 피고인 된 까닭

"요즘 구치소선 담배 한 개비 7만원, 우표를 돈처럼···"

물난리에 유럽여행 김학철 "국민들이 설치류 같다"

'이적행위'라는 수리온, 국정과제 모범사례로 등장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장승수 변호사, 피고 된 까닭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