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재연된 지하철'온도전쟁'

2017. 7. 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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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때이른 무더위 영향승객들 냉난방 민원 폭증"춥다""덥다"겹민원땐 난감새벽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 신모(28ㆍ여) 씨는 매일 아침 겉옷을 챙긴다.

20일 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월 지하철 1~8호선 내 받은 민원 28만5933건 가운데 5~6월에 들어온 냉난방 민원만 모두 40.8%(11만6096건)에 이른다.

같은 지하철 객실 안에 있는 두 승객이 연달아 '춥다', '덥다'는 민원을 각각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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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때이른 무더위 영향
승객들 냉난방 민원 폭증
“춥다”“덥다”겹민원땐 난감

새벽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 신모(28ㆍ여) 씨는 매일 아침 겉옷을 챙긴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으나 지하철 안 새벽 공기는 아직 쌀쌀해서다. 한번은 약 냉방칸에 있는데도 추워 민원을 넣어봤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승객 편의를 위해 최대한 신경쓰고 있다’는 말 뿐이었다. 신 씨는 “지하철을 오래 타는 입장에선 온도가 너무 낮게 느껴질 때가 많다”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온도를 조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평소 땀이 많은 직장인 홍지왕(29) 씨는 거래처 담당자를 만나고자 지하철 2호선에 올라탔지만 가만히 있는데도 열이 내려가질 않았다. 옆 승객들도 땀이 맺혀있는 모습에 그는 온도를 낮춰달라는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일부 승객들이 춥다고 해 온도를 잠깐 높였다. 잠시 후에 온도를 낮추겠다’는 답변에 어쩔 방도가 없었다. 홍 씨는 “추우면 더 챙겨입을 수 있지만 더우면 답도 없다”며 “여름인 만큼, 추위를 느끼는 승객이 다른 승객들을 좀 더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온도전쟁’이 또 시작됐다.

여름철만 되면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로 냉난방 민원이 쏟아진다. 지하철을 탄 승객 가운데 한 쪽이 ‘춥다’고 민원을 넣으면 반대 쪽은 ‘덥다’고 다시 민원을 넣는 식이다.

20일 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월 지하철 1~8호선 내 받은 민원 28만5933건 가운데 5~6월에 들어온 냉난방 민원만 모두 40.8%(11만6096건)에 이른다.
이 중에는 ‘덥다’ 민원이 10만350건으로 ‘춥다’ 민원(1만6566건)보다 6배 이상 많다. 하지만 쪼개보면 ‘춥다’라는 민원도 하루 평균 271건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같은 기간 2014년 6만5532건, 2015년 8만1059건, 전년 10만4476건 등 냉난방 민원은 매 해 늘고 있다. 더위가 계속되는 9월까지 건수를 포함하면 민원 수는 훨씬 는다는 게 공사 설명이다.

공사는 내부 ‘냉난방기 취급 기준’으로 지하철 객실 온도를 관리한다. 일반칸은 24~26도, 약 냉방칸은 1~2도 가량 더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약 냉방칸은 지하철 1~4호선엔 객실 3ㆍ6번 칸, 5~8호선엔 객실 4ㆍ5번칸에 있다. 2호선은 워낙 승하차수가 많아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 운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온도는 승객이 공사 콜센터로 민원을 넣으면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하루에도 많으면 수천 건 민원 빗발치는 것이다.

어디 한 쪽 편을 들 수 없는 공사도 뾰족한 수가 없어 골머리를 앓는다.

정경호 지하철 2호선 담당 차장은 최근에도 난감한 일을 겪었다. 같은 지하철 객실 안에 있는 두 승객이 연달아 ‘춥다’, ‘덥다’는 민원을 각각 보낸 것이다. 이에 냉난방기 가동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정 차장은 “결국 한 쪽 승객의 양해를 구해야할 때가 많다”며 “폭염이 절정에 이를 다음 달이 걱정된다”고 했다.

공사 관계자는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다른 만큼 모두 만족시키긴 쉽지 않다”며 “승객분들의 협조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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