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시가드는 한물갔다? 비키니, 모노키니.. 복고풍 패션 수영복이 뜬다

김은영 기자 2017. 7. 19.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허리 올라간 하이 웨이스트 비키니, 원피스 보완한 모노키니… 휴가철 해변에서 복고풍 수영복 바람몰이수상 레저 인구 증가하면서 수영복도 다양화… 아동들에겐 여전히 래시가드 인기

모노키니와 하이 웨이스트 수영복에 화려한 무늬를 접목한 미우미우의 수영복/사진=미우미우

8월 초 휴가를 계획 중인 직장인 박연희 씨(27)는 래시가드를 구매하러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갔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성복 못지 않은 다양한 디자인의 수영복에 감탄을 금치 못하던 박 씨는 결국 하이 웨이스트(High waist∙실제보다 허리선이 높은) 비키니를 구매했다. 생각보다 노출이 적고, 사진발(?)도 잘 받으리란 기대감에서다.

◆ 모노키니, 하이 웨이스트 비키니 등 복고풍 패션 수영복 인기

“원피스 수영복은 수영 강습용으로만 입는 건 줄 알았는데, 이건 노출이 심하지 않고 디자인도 세련돼서 마음에 들어요.” 한 백화점 여성복 매장에서 만난 김현정 씨(30)는 허리에 메시 원단이 배색 된 원피스 수영복을 들고 이렇게 말했다.

올해 수영복은 스포티즘과 복고풍의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 유행이다. 노출이 심한 비키니보다는 복고풍 하이 웨이스트 비키니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실내 수영장에서만 보던 원피스 수영복도 모노키니 형태로 진화해 해변으로 나왔다. 이들은 적당한 노출로 신체를 과시하면서도 패셔너블한 감각을 뽐내길 원하는 여성들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모노키니는 원피스 수영복과 비키니가 합쳐진 형태로, 원피스 수영복에 절개가 들어가 비키니보다 노출은 적으면서 관능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허리선을 절개하거나 등 라인을 깊게 파 섹시한 매력은 물론 몸매 보정 효과도 얻을 수 있어 반응이 좋다.

헤드의 하이 웨이스트 비키니(왼쪽)와 STL의 모노키니/사진=각 브랜드

1950년대풍의 하이 웨이스트 비키니도 주목받고 있다. 허리선이 높은 하의에 슬리브리스 상의가 조화를 이룬 형태로, 기존의 비키니에 비해 노출은 덜하고 발랄함은 배가됐다. 래시가드나 오프숄더 스타일의 상의를 매치하면 실용성과 개성을 살릴 수 있다.

대학생 오연주 씨(23)는 “래시가드는 스포티하고 디자인이 비슷해서 제 취향엔 맞지 않아요.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도 않고... 올해는 하이 웨이스트 비키니로 개성을 뽐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를 감지한 일부 패션업체들은 래시가드 대신 패션 수영복을 출시해 차별화를 뒀다. 특히 여성복, SPA, 이너웨어 브랜드 등이 트렌디한 디자인을 내놔 눈길을 끈다.

여성복 스튜디오톰보이는 국내 수영복 브랜드 오프닝과 협업해 복고풍 수영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모노키니와 하이 웨이스트 비키니에 컬러 블록(Colorblock) 디자인응 가미해 트렌디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작년에 래시가드만 선보였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올해 래시가드와 수영복, 비치웨어 등을 포함한 ‘썸머 스페셜’을 출시했다. 유니클로는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 란제리 브랜드 프린세스 탐탐과 협업해 6가지 스타일의 수영복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원피스처럼 입을 수 있는 STL의 수영복, 아동복도 출시돼 엄마와 딸이 함께 커플 룩으로 연출할 수 있다./사진=STL

◆ 래시가드는 한물갔다? 수상 레저 인구 증가하면서 수영복도 다양화∙세분화

지난달 25일 옥션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19일부터 6월 18일까지 한 달간 래시가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수영복의 판매량은 25% 늘었다. 수영복이 래시가드의 판매량 증가율을 넘어선 것은 ‘모노키니(Monokini)’의 인기 덕이다.

본래 수상 스포츠를 할 때 입는 전문가용 수영복인 래시가드는 피부를 보호하고 과도한 노출을 줄여주는 장점으로 한동안 인기를 누렸다. 2014년 300억 원대였던 국내 래시가드 시장 규모는 2015년 1000억 원대로, 1년 사이 3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기존의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외에도 캐주얼, 홈쇼핑, 마트까지, 너도나도 래시가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공급과잉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올해 주요 브랜드들은 래시가드의 출시량을 줄였다. 블랙야크와 네파 등은 아동용만 출시하고 성인용은 출시하지 않았고, 휠라와 K2 등도 래시가드의 물량을 줄였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수상 스포츠 인구가 늘면서 수영복도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래시가드의 스타일 수는 줄인 대신, 스윔수트와 수영복 위에 덧입을 수 있는 메시(Mesh∙그물 형태) 재킷, 워터 레깅스, 보더 팬츠 등으로 구성을 다양화했다”고 밝혔다.

휠라는 모델 한혜진을 내세워 다양한 수영복 컬렉션을 선보였다./사진=그라치아

반면 아동용은 여전히 래시가드가 대세다. 자외선 차단과 해충 등을 보호할 수 있어 부모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뉴발란스 키즈, 네파 키즈 등 대부분 브랜드가 올해 래시가드를 비롯한 수영복 물량을 10~20% 늘렸다. 블랙야크 키즈의 경우 수영복 물량을 작년보다 60% 늘리고, 2월 말부터 출시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래시가드가 한물갔다기 보다는, 수영복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최근 몇 년간 유행에 따라 래시가드를 맹목적으로 구매했던 것에서, 목적과 취향에 맞게 수영복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

국민안전청에 따르면 국내 수상 레저 인구는 2014년 327만 명에서 지난해 457만 명까지 증가했다. 휴가를 꼭 여름에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없어지면서, 여름에 집중됐던 수영복 판매도 사실상 1년 내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영복은 기능성을 갖춘 래시가드부터 패션 수영복까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