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로 예약한 日숙소서 한국인 여성 성폭행당해

도쿄/이동휘 특파원 입력 2017. 7. 18. 03:09 수정 2017. 7. 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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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집주인 술 먹인후 범행.. 지난달엔 몰카 설치했다 발각도
"휴가철 나홀로 여행족 주의를"

지난 16일 일본 후쿠오카(福岡)현의 민박집을 찾은 한국인 여성이 일본인 집주인에게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6월 말 후쿠오카의 다른 민박집에선 한국인 커플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한 몰래 카메라가 발견됐다. 안전하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이 같은 일이 잇따르자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민박집 주의보'가 내려졌다.

일본 후쿠오카현 주오(中央)경찰서는 후쿠오카시의 민박집에서 친구와 묵던 한국인 여성(31)을 성폭행하고 상처를 입힌 혐의로 일본인 민박집 주인(34)을 체포했다고 17일 밝혔다. 피해여성은 이 민박을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박집 주인은 사건 당일 자정쯤 손님들에게 술을 권했고, 피해자는 두 잔쯤 마신 후 정신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은 범행 도중 피해 여성과 함께 자고 있던 친구에 의해 제지당했다. 피해 여성은 사건 직후 한국 영사관을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후쿠오카의 다른 민박집에 머무르던 20대 한국인 커플이 침대 위쪽 천장의 화재경보기 안에 설치된 몰카를 발견하는 일도 있었다. 몰카 속 저장 장치에는 이들의 객실 내 모습을 찍은 영상이 들어 있었다.

전 세계에서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는 한국이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282만7000명이었다.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269만4500명)보다도 많았다.

그런데 한국인 관광객 상당수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민박집에서 숙박을 해결한다. 문제는 불법 민박집들이 많다는 것이다. 오사카시는 올해 1~4월 4달간 불법 공유 민박업체 818곳을 적발했다. 시 당국은 시내에만 1만곳이 넘는 불법 민박집이 영업 중이라고 추정한다. 일본 경찰은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민박집이 정식 업체인지도 조사하고 있다. 한국 영사관은 "불법 업체들의 경우 집주인이나 직원의 신원에 대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정식 등록 업체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부쩍 늘어난 20~30대 '혼행족(혼자 여행족)'이나 소규모 여행객들은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여행업체 여행박사가 자사 고객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년 혼자 여행하려는 혼행족 1만명 중 80%가 일본을 선택한다. 교토에서 여행사를 운영 중인 김미화 K트래블 대표는 "요즘 기요미즈데라(淸水寺) 같은 유명 관광지에 가면 절반 이상이 혼자 또는 2~3명서 함께 온 한국 여성들"이라며 "호텔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상당수가 불법 민박집이나 게스트하우스에 묵는다"고 말했다.

혼자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는 회사원 이상미(여·26)씨는 "치안이 좋고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인식 때문에 일본은 '혼행족의 천국'으로 불린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 때문에 민박집 예약을 취소하고 다른 숙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이 민박집을 즉시 사이트에서 삭제했으며, 피해 여성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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