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기치' 문 대통령, 부패 척결 '지휘봉'
[경향신문] ㆍ‘관계기관협의회’ 부활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방산비리를 강력하게 성토하며 노무현 정부 때 가동했던 반부패 컨트롤타워의 복원을 지시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로 이름 붙여진 이 회의체는 2004년 대통령 훈령으로 만들어졌지만 2007년 4월 9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 회의체의 부활이 보수정권을 거치며 하락한 국가청렴지수를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과거 벌어진 구체적 사건들을 다루기보다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을 거치며 한국의 국가청렴지수가 하락한 것에 대해 제도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찾으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발표된 국제투명성기구(TI)의 ‘2016년 기준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3점을 받아 전년도 대비 3점 하락했다. 전체 176개 조사 대상국 중 52위로 15계단 추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에서는 29위였다.
이 회의체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법무장관, 국방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과 청와대 민정수석이 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향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반부패 관련 정책이나 방산비리 척결 등 법 집행에서 정부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04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가 공수처 설치·운영 계획안을 논의한 바 있다. 또 이 회의체를 통해 국회 인사청문 대상을 모든 장관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1호 공약’이었던 적폐청산특위 설치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부처별로 적폐청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청와대 차원에서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특히 방산비리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가 다룰 안건의 예시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방산비리를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라거나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적폐청산 과제”라고 말했다. 감사원과 검찰이 개별 방산비리 사건들을 처리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마련해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당장 해외무기 도입 과정 조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반부패비서관 주도로 부처별 회의를 진행한다. 방산비리 척결 과정에서 F-35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과정 등에 관여한 전임 정부 고위 관리들 비리가 드러날지도 주목된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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