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정원 감청 프로그램..임 과장 죽음 둘러싼 의혹과 쟁점

김태영 입력 2017.07.17. 21:15 수정 2017.07.18.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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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2년 전 이 일이 벌어졌을 때, 전문가가 이 스튜디오에 나와 휴대폰의 미러링 기법. 그러니까 남의 휴대폰을 그야말로 거울 들여다보듯 볼 수 있는 기술을 직접 여러분들께 보여드려서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휴대전화 화면 꺼져도 정보 빼가"…카톡 해킹 시연해보니(http://bit.ly/2mc2yeB)

내일(18일)이면 국정원 임 과장이 숨진 지 꼭 2년이 됩니다, 7월 18일. 지난 2년 동안 JTBC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들이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지만 임 과장의 죽음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임 과장 휴대전화를 통해서 새롭게 파악된 사실을 2년 전 제기된 각종 의혹들과 정리해 보겠습니다. 당시 이 사건을 취재했던 김태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리포트에서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국정원이 이탈리아의 감청프로그램을 도입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던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당 감청프로그램을 개발한 이탈리아 한 업체 서버가 해킹을 당하면섭니다.

해킹된 이메일에서 국정원이 중개업체인 나나테크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을 도입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앵커]

처음에는 해킹프로그램으로 생각을 했는데, 계속 조사를 해보니 감청 프로그램이었다고 얘기가 나온 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감청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를 설명해드리자면 제가 앵커 휴대전화에 악성코드를 심으면, 앵커께서 누구와 어떤 메시지를 나눴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요. 제가 임의로 조작도 가능합니다. 물론 앵커께서는 이런 상황을 알 수 없죠.

2년 전 뉴스룸에서 시연한 영상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보시겠습니다.

[손석희 앵커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지금 제가 들고 있는 휴대전화가 하나 있는데요. 간단하게 '안녕' 이 정도로 해볼까요? 떴습니까?]

[권석철/보안업체 대표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확인을 하겠습니다. 방금 '안녕하세요'라고…]

[손석희 앵커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조금 시차가 생기는군요.]

[권석철/보안업체 대표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지금 앵커분 얼굴 화면이 제 컴퓨터에 그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손석희 앵커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아 그런가요? 제 얼굴이요? 이렇게 나가는군요.]

[앵커]

네, 아무튼 많은 분들이 크게 놀라셨습니다. 영상을 보니 그 때 기억이 나긴 나는군요. 국정원은 당시 목적을 대북 감시용이라고 해명했지만, 민간인 사찰 목적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많이 있었죠?

[기자]

국정원은 나나테크를 통해서 국내 스마트폰 감청이 가능한지 집중적으로 문의했습니다.

그리고 "카톡이 국내에서 널리 쓰인다" "카톡 감청 기술이 얼마나 진전됐냐" 묻는 등 국내 대표적인 메신저인 카카오톡 감청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대북 감시용이라고 하기엔 국내 상황에 적합한 감청 프로그램을 원했던 거 아니냐는 지적이 당시 상당히 많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임 과장이 이 프로그램 도입을 주도했다고 해도, 혼자 세상을 떠야 할 정도로 책임을 다 져야하는 일이냐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임 과장이 숨지기 직전 상황부터 한번 보시겠습니다.

국정원 민간인 사찰 논란이 불거진 직후, 임 과장이 감청 프로그램 관련 자료를 삭제한 시점은 7월 17일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입니다.

그런데 삭제 직전이죠. 국정원 다른 직원들과 통화를 한 기록이 있습니다. 바로 이 모씨와 최 모씨인데요.

그 중 한명인 최 모씨는 임 과장과 함께 감청 프로그램을 관리했던 인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후, 국정원은 감청 프로그램의 사용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힙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각 국정원 감사관실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요. 동료를 통해 임 과장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날 밤 임 과장 상관인 김 모 처장은 "조금만 더 버티면 우리가 이깁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임 과장은 답장하려다 말고, 4시간 쯤 뒤인 당일 오전 마티즈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사고 직후 국정원은 감찰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감사관실에서 임 과장을 찾은 것으로 볼 때 임 과장 입장에선 상당한 압박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합니다.

[앵커]

후속 보도를 준비하고 있죠?

[기자]

네, 당시 감청 프로그램 도입이 실정법 위반인지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최양희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해당 프로그램은 무형물이라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설비로 보기 어렵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이 유형의 장비를 들여왔던 정황을 저희 취재팀이 확보했습니다. 이 내용은 내일 전해드리겠습니다.